간만에 보는 해맑은 전도연, 웃음 속에 틔운 신뢰 '일타스캔들'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3. 1. 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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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상큼한 미소를 본 게 얼마 만일까.

 지난주 시작한 tvN 토일극 '일타 스캔들'(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전도연이 특유의 말간 웃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했다.

시련을 겪고 살아낸 사람들의 어깨가 모두 무거울 필요는 없다고, 그리고 그것을 묘사하는 방식도 다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은 '일타 스캔들'이 발랄하게 틔워낸 기운은 전도연 덕분에 더 믿음을 갖고 따라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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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일타 스캔들', 사진제공=tvN

전도연의 상큼한 미소를 본 게 얼마 만일까. 지난주 시작한 tvN 토일극 '일타 스캔들'(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전도연이 특유의 말간 웃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는 데 성공했다. 늘 위태롭게 비바람을 맞고 서 있던 그가, 오랜만에 따뜻한 햇살 아래 웃으며 서 있다. 그의 어깨에 담요라도 걸쳐주고 싶었던 우울한 면면들이 사라지니, 그의 머리 위로 내리쬐는 저 햇살이 유독 반갑다.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다. 전도연이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 역을 맡았는데, "역시 전도연"이라는 탄탄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와 곧 로맨스를 이룰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 역의 정경호도 아직 전도연과 케미스트리라 할 만한 교착은 없었지만, 진짜 수학 강사 뺨치는 강연 장면으로 방정식과의 짙은 교감을 해낸다.  

남행선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남동생과 고등학생 딸을 홀로 건사하며 돈, 시간과 분투하지만, 어려운 처지와 고단함에 휘둘리지 않는 낙천적인 인물이다. 오직 긍정을 자양분 삼아 가족을 건사한다. 무엇보다 삶의 부침이 있는 인물임에도 밝은 에너지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전도연은 이를 훌륭하게 중첩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애틋한 마음을 피어내고 있다.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은 전도연이 그간 출연해왔던 작품들과는 결이 다르다. '인간실격'의 부정처럼 우울한 정서를 표류하지도, '굿와이프'의 혜경처럼 치열하게 삶과 전투하지도 않는다. '일타 스캔들'의 감싸는 공기는 무겁지도, 복잡하지도, 어둡지도 않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한국형 캔디의 씩씩한 이야기이면서, 인물이 삶을 버텨내는 방식을 남성이나 타인에 기생하지 않은 자립심으로 일궈내는 진화된 스토리를 담는다. 

캔디형 스토리는 전개가 쉽게 읽힌다. 거기에다 로맨스물을 표방했으니 앞으로 이뤄질 수순도 다소 뻔하다. 하지만 단순한 설정을 단순하지 않은 배우가 연기한다는 점이 바로 '일타 스캔들'의 미덕이다. 전도연이기에 깃털처럼도 보일 수 있는 가벼운 톤들이 가벼이 나부끼지 않는다. 주방에서 밝게 미소짓는 모습만으로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캐릭터에 대한 완벽이 느껴진다. 최치열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했을 때에도, 발그레 얼굴을 붉히며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은 전도역표 세련된 묘사로 고급진 유머코드를 장착한다.

'일타 스캔들', 사진제공=tvN

시련을 겪고 살아낸 사람들의 어깨가 모두 무거울 필요는 없다고, 그리고 그것을 묘사하는 방식도 다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은 '일타 스캔들'이 발랄하게 틔워낸 기운은 전도연 덕분에 더 믿음을 갖고 따라가게 만든다. 정경호가 트라우마를 앓는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과정 속 틔운 무거운 감상도 전도연과는 다른 분위기로 작품의 중심축을 잡아낸다.

'오 나의 귀신님' '고교처세왕' 이후 오랜만에 뭉친 'tvN 로코 강자' 유제원 감독과 양희승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자, 전도연과 정경호라는 '믿보' 배우들의 폴링 인 러브(Falling In Love)를 볼 수 있는 드라마. 두 주연뿐 아니라 노윤서, 오의식, 이봉련, 신재하, 김선영, 황보라까지 믿고 볼 만한 배우 라인업이 든든하다. 무엇보다 전도연이다.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1회 4%에서 2회 5.8%로 시청률의 큰 상승폭을 키운 것처럼 tvN 토일극의 흥행불패를 이어갈 초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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