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랑으로 키워주신… 엄마같은 할머니, 이젠 제가 버팀목 돼드릴게요[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2023. 1. 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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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나에게 엄마 같은 할머니.

할머니가 제 엄마라는 사실을요.

우리 할머니 최고! 할머니, 이제 제가 중학생이 되면 아빠가 계시는 '안산'이라는 곳으로 가야 하잖아요.

이제 제가 점점 더 커서 할머니를 도와드릴 수 있게 됐는데 할머니를 혼자 두고 가려니까 마음이 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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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교육부 장관賞 이재강 학생

To. 나에게 엄마 같은 할머니.

할머니 안녕하세요? 할머니의 멋진 손자! 재강이에요. 할머니 지난 8년 동안 할머니와 살면서 한 번도 편지를 드린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늘은 조금 부끄럽지만 더 늦기 전에 할머니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고 싶어요.

제가 4살 때였죠? 할머니를 처음 만난 날 말이에요. 설거지하다가 퐁퐁을 너무 많이 짜서 싱크대를 온통 거품 바다로 만들어버렸던 날! 할머니는 그런 저를 귀여워해 주시면서 함께 설거지를 해주셨어요. 또 하루는 집에서 혼자 놀다가 리모컨을 잃어버렸어요. 일을 마치고 돌아오신 할머니께서는 울고 있는 저에게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울 일 아니니 걱정하지 마”라고 말씀하시면서 저를 달래주셨어요. 할머니께서는 항상 제 편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무리 내가 실수를 해도, 잘못을 해도 할머니가 있으니 든든하다고 생각했어요.

한동안은 할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 부끄러울 때도 있었어요. 작은 우리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은 다들 엄마가 학교에 찾아오는데 할머니가 오는 게 저는 부끄러웠어요. 차라리 할머니께서 학교에 그냥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할머니께서는 일하시다가 어렵게 시간을 내 체육대회, 체험학습에 와주시는 건데. 저 기죽지 말라고 오시는 할머니를 부끄럽게 생각했던 저를 용서해주세요. “재강아! 너는 왜 할머니가 응원 오시는 거야?” 한 친구가 저에게 그렇게 물어봤을 때 생각했어요. 할머니가 제 엄마라는 사실을요. “왜 할머니가 오시면 안 돼?” 제게 묻는 친구에게 당당히 말한 후부터 자신감을 찾게 되었어요. 이번 운동회 때 할머니께서 대표로 나와 단체 줄넘기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특별히 할머니는 상품도 두 개나 받으셨잖아요. ^^

우리 할머니 최고! 할머니, 이제 제가 중학생이 되면 아빠가 계시는 ‘안산’이라는 곳으로 가야 하잖아요. 예전에는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제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돼요. 이제 제가 점점 더 커서 할머니를 도와드릴 수 있게 됐는데 할머니를 혼자 두고 가려니까 마음이 쓰여요. 중학생이 되면 할머니를 매일 만날 수는 없지만 할머니를 생각하며 열심히 생활할 거예요. 그리고 어른이 되면 꼭 할머니를 제가 모시고 살 거예요. 할머니께서 제 버팀목이 되어 주신 것처럼 이번엔 제가 할머니의 버팀목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할머니, 지금까지 저를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인 거 아시죠? 항상 건강하시고 재강이 생각하면서 매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랑합니다!

2022년 6월 영원한 손자 재강이가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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