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유니콘 기업 539개→258개…절반으로 확 줄었다 [긱스]

김주완/김종우 2023. 1. 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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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벤처투자 동향 총결산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투자 시장의 위축으로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가 줄었습니다. 그래도 유망 기업은 투자 유치를 이어갔죠. 작년 4분기에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최근 관련 보고서를 중심으로 지난해 전체와 4분기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 동향을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글로벌 벤처 투자 '급감'

지난해 글로벌 벤처투자액이 전년보다 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State of  Venture' 보고서를 내놨다.


 작년 글로벌 벤처투자 규모는 4151억달러(약 513조원)로 집계됐다. 1년 전(6384억달러)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벤처투자액은 1504억달러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2분기(1174억달러)부터 줄기 시작했다. 4분기만 보면 펀드 조성 금액은 659억달러로 2020년 2분기(597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투자 1건당 평균 금액도 1680만달러로 2021년(2470만달러)보다 32% 감소했다. 

세계 스타트업의 중심지인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 역시 부진했다. 작년 실리콘밸리로 흘러 들어간 벤처투자 금액은 639억달러(약 78조9000억원)로 1년 전(1068억달러)보다 40% 이상 줄었다. 4분기만 보면 신규 벤처투자금은 72억달러였다. 해당 지역의 분기별 벤처투자액이 100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었다.

새롭게 등장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수도 줄었다. 지난해 신규 유니콘기업은 258개로 전년(539곳)보다 52% 줄었다. 4분기에는 신규 유니콘기업은 19개 탄생했다. 2021년 4분기(139개)와 비교하면 100개 이상 감소한 수치다.

시장 환경 악화로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막혔다. 지난해 글로벌 인수합병(M&A)은 1만37건이었다. 2021년(1만956건)보다 줄었다.기업공개(IPO) 수는 716건으로 전년(1038건) 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상장 건수도 78건에 그쳤다. 2021년 대비 반토막 난 규모다.

 미국 국방 스타트업 투자 유치 1위

작년 4분기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미국의 안드릴이었다. 일명 '안티드론' 감시 장비를 개발한 안드릴은 지난달 시리즈E에서 15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안티드론이란 테러나 범죄, 사생활 영역 침입이나 감시, 조작 미숙에 의한 사고의 문제 등이 발생하는 '나쁜 드론'을 무력화하는 드론을 뜻한다. 자율주행차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 스타트업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작년 10월에 10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투자 유치 상위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그리스의 핀테크 기업 비바월렛이다.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가 비바월렛의 지분 48.5%를 8억달러 이상에 인수했다. 비바월렛은 현재 유럽 23개국에서 자사의 판매정보시스템(POS)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매장 선불결제시스템 등을 통해 카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국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7위에 이름을 올렸다. 11월 4억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G 투자를 받았다. 

같은 시기 시드 단계에서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은 미국의 '스태빌리티 AI'였다. 글을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주는 AI(스테이블 디퓨전)를 개발한 업체로 유명하다. 작년 10월 코아투매니지먼트,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억1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18년에 설립된 '스태빌리티 AI'는 시드 투자 유치로 단숨에 유니콘기업 반열에 올랐다. 2위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엔라자 테라퓨틱스'로 61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3위(5500만달러)는 중국 소프트웨어업체 '씬 레드 라인'이었다. 상위 10개 기업 중국 기업이 3개로 가장 많았다.

시리즈A에서는 미국의 제약 스타트업 '트리라인 바이오사이언스'이 가장 많은 2억62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시리즈B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스타트업 '무어 스레드'가 투자받은 2억1600만달러가 가장 많았다. 다른 중국의 반도체 스타트업 에스윈은 시리즈C에서 5억7400만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금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투자금 회수 중 M&A에서 기업 가치 최고액을 기록한 업체는 한국의 헬스케어업체 메디트가 기록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지난달 메디트를 2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는 19억달러로 추정된다. 메디트는 3차원(3D) 치과용 구강 스캐너 기술 기업이다. 2000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출신인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창업했다. 메디트는 구강스캐너 시장에서 글로벌 3위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IPO에서는 중국의 안과 치료 시설업체 '화샤 아이'가 가장 많은 39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기록했다. IPO에서 기업 가치 상위 10개 스타트업 모두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SPAC에서도 중국 업체가 1위에 올랐다. 중국 최대 자동차회사 지리의 창업자 에릭 리가 공동 설립한 자동차 기술 스타트업 이카엑스의 기업 가치가 38억달러에 달했다. 

참 한가지 더

지난해 12월 한국 스타트업 투자 동향

작년 12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 동향은 어떨까. 1년 전보다 6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정보업체 스타트업레시피의 분석 결과다. 

국내 스타트업이 공개한 지난달 투자 유치 규모는 총 4805억원으로 전년(1조4325억원)보다 66% 줄었다. 작년 1월보다는 64% 줄어든 규모다. 투자 건수는 91건으로 석 달 연속 100건 이하를 기록했다. 시드부터 시리즈A 까지 초기 단계에서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전체의 64%로 가장 많았다. 시리즈C 이상 투자는 전체 3%를 넘지 못했다.

지난달 가장 투자금을 유치한 국내 스타트업은 클라우드업체 베스핀글로벌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이앤엔터프라이즈로부터 14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양사는 중동, 아프리카, 파키스탄 등을 주요 거점으로 활동하는 합작 법인 설립 예정이다. 이앤엔터프라이즈는 베스핀글로벌과 2000억원 추가 투자 조건도 합의했다.

투자 유치 2위는 외식 전문 스타트업 GFFG이 차지했다. 시리즈A에서 300억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GFFG는 도넛 노티드, 수제 버거 다운타우너, 호족반 등 9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 4년 만에 연매출 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투자금으로 GFFG는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인재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매스프레소가 시리즈C에서 210억원 추가 투자를 유치며 3위에 올랐다. 이번 투자까지 시리즈C에서 총 770억원 투자받았다. 이번 투자에는 YBM 등 교육 기업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매스프레소는 AI 기술 기반의 학습 플랫폼 콴다를 운영 중이다. 이용자가 모르는 수학 문제를 사진으로 찍으면 AI가 판독해 풀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누적 글로벌 가입자가 7500만명이 넘는다. 매스프레소는 향후 개인 맞춤형 학습 서비스 고도화하고 수익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주완/김종우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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