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지민 + 빅뱅 태양… ‘레전드의 만남’ 지구촌 흔들었다
태양의 그루비한 음색·춤선에
지민의 노래 더하며 매력 발산
뮤비 공개 3일만에 4000만뷰
유튜브·아이튠즈 송 정상 등극
싸이 + 슈가·크러쉬 + 제이홉도
국내 아티스트 뮤비 ‘톱10’에
‘역대급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 설명이 필요 없는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BTS에 앞서 K-팝 대표주자로 군림했던 그룹 빅뱅이 만났다. 빅뱅 태양과 BTS 지민의 협업곡 ‘바이브’(Vibe)다.
지난 13일 공개된 ‘바이브’ 뮤직비디오는 바로 유튜브 월드와이드 트렌드 1위에 올랐고 조회 수는 사흘 만에 4000만 뷰를 넘어섰다. 미국과 일본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를 시작으로 전 세계 86개국에서 아이튠즈 톱 송 차트 정상을 차지하면서, 태양과 지민의 협업은 ‘레전드와 레전드의 만남’으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태양과 지민의 만남은 의미심장하다.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를 뚫기 시작한 세대의 선배 그룹 빅뱅과, 그 차트의 정상을 수차례 탈환한 후배 그룹 BTS의 조우이고, 그룹의 사정으로 단체 활동을 멈춘 채 개별 활동을 벌이기 시작한 시점의 협업이다. 동시에 수준급의 노래와 춤 실력을 가진 두 아티스트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둘은 기회를 꽉 붙잡았다. ‘바이브’는 태양 특유의 그루비한 느낌이 잘 살아있는 태양 맞춤형 곡이다. 마치 ‘눈, 코, 입’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듯 태양이 상의를 탈의한 채 시작하는 ‘바이브’ 뮤직비디오에서, 곡과 잘 어울리는 태양의 음색과 춤 선을 감상하다 보면 ‘이게 우리가 태양에게 바라온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점에서 나타나는 지민은 ‘신의 한 수’다. 잠깐의 암전 후 등장하는 지민의 목소리는 곡 전체의 분위기를 전환하며 노래를 한층 더 풍성하게 한다. 이어지는 후렴구에서 태양과 지민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부분은 ‘힙합 듀오’와 같은 느낌을 내며 색다른 멋을 발산한다.
둘의 협업은 2년 전 시작됐다고 한다. 전역한 후 솔로 앨범 구상을 하던 태양에게 프로듀서 테디가 “지민이와 함께하면 멋질 것 같다”고 이야기한 게 시작이다. 이후 지난해 태양이 사석에서 지민과 만났을 때 함께 음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지민은 BTS 데뷔 시절부터 롤모델로 태양을 꼽아왔기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민의 합류는 곡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태양과 빅뱅의 재평가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무려 9년 전 나온 태양의 ‘눈, 코, 입’ 공식 뮤직비디오에는 최근 며칠 동안 외국어 댓글 수가 크게 늘었다. “‘바이브’를 보고 찾아왔다” “K-팝의 레전드가 여기 있었다” 등의 내용이다. 2세대 K-팝의 대표주자로, 국내외 큰 인기를 얻었던 빅뱅이지만 멤버들은 몇몇 사건·사고로 현재 뿔뿔이 흩어져있는 상태다. 이번 ‘바이브’의 인기를 계기로 태양은 물론, 빅뱅에 대한 해외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바이브’에 앞서 BTS 효과는 잇따라 증명돼왔다. 싸이와 슈가가 함께한 ‘댓댓’(That That), 크러쉬와 제이홉이 함께한 ‘러시 아워’(Rush Hour) 등이 그 예다. 지난해 공개된 국내 아티스트의 공식 뮤직비디오 누적 조회 수 집계를 보면 ‘댓댓’이 3억8000만 뷰로 ‘종합 톱 10’ 2위에 올랐고 ‘러시 아워’는 3600만 뷰로 ‘솔로 톱 10’ 10위에 올라있다. BTS와 다른 가수들의 협업은 BTS 효과를 발휘함과 동시에, BTS 멤버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강남스타일’ ‘나팔바지’를 잇는 신나고 코믹한 곡인 ‘댓댓’에 슈가가 참여해 유쾌한 모습을 보인 것은 팬들에게 충격과 동시에 큰 재미를 줬다. 또 BTS 그룹 활동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멤버 개인의 숨은 장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일부 곡들의 고음 파트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지민은 ‘바이브’에서 자신에게 최적화된 음역대를 만나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을 훌륭하게 선보였다. 이르면 다음 달 나올 지민의 솔로 앨범에 대한 기대감도 높인다. BTS가 그룹 활동을 중단했을 때 많은 음악 평론가들은 “멤버들의 개인 활동도 단체 활동 못지않은 파괴력을 지닐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전망이 사실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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