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끌어 안은 거야?”…외설 논란 부른 마틴 루서 킹 부부 조형물
미국의 인권지도자인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대형 조형물이 외설 논란에 휩싸였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17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지난 13일 공개된 킹 목사 부부의 조형물에 대해 킹 목사의 일부 유족까지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된 조형물은 작가 행크 윌리스 토마스가 ‘임브레이스(The Embrace·포옹)’라는 이름으로 제작한 청동 조형물로, 두 사람이 서로를 끌어 안은 형상을 하고 있다.
토마스 작가는 킹 목사가 196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발표된 후 아내와 포옹하는 사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진 속 킹 목사 부부의 의상까지 조형물에 그대로 재현해냈다.
다만 두 사람의 팔과 손만 조형물로 제작된 점이 문제가 됐다. WP 칼럼리스트 카렌 아티아는 “킹 목사를 신체 부분으로 축소했다”고 비판했다. 작가 칩 고니스는 “마틴 루서 킹 기념물이 왜 그렇게 형편 없어야 하나”고 했다.
또 얼굴과 몸통이 없어 각도에 따라 조형물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온라인상에는 이 모습이 마치 음란행위를 연상시킨다는 조롱성 글도 퍼졌다.
킹 목사의 일부 유족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왔다. 킹 박사의 아내 코레타 스콧 킹의 사촌 세네가 스콧은 지난 15일 온라인 잡지에 낸 글을 통해 “새 조형물은 부부의 특별한 순간이라기 보다는 두 손이 굵은 성기를 껴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 가족에게는 다소 모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동 자위상을 만들기 위해 1000만 달러를 낭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잇따르자 토마스 작가는 해당 조형물은 단순히 킹 목사 부부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힘’을 상징하기 위한 작품이라며 입장을 냈다. 또 각종 공공 조형물에는 항상 비판이 뒤따랐다며 작품을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킹 목사의 장남은 작가의 취지에 공감했다. 마틴 루서 킹 3세는 “작가가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다”며 “부모님의 모습을 담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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