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주 “윤제균, 감독계 유재석…감사해”[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1. 1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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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진주, 사진제공|CJ ENM



배우 박진주의 시대가 열렸다. MBC ‘놀면 뭐하니?’서 예능 블루칩으로 단단히 자리잡는가 하면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에서도 눈부신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는 이 모든 게 자신의 등 뒤에서 밀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덕분이라고 했다.

“그런 기분 아시나요? 난 내 삶을 사는데 내 자신을 콘트롤 못하는 상황 같은 것. 처음 겪었어요. 유재석 선배가 절 예능 낭떠러지로 떠밀어서 일단 현장에 오긴 했는데, 뭐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카메라 수십대가 돌아가는 상황이라 적응해야만 하는 그런 거죠. 처음엔 ‘살려주세요’란 마음으로 물에 빠뜨리면 와와왕 헤엄치는 정도였다면, 이젠 조금 ‘촬영 중이구나’ 인지할 정도라고나 할까. 사실 어릴 적부터 주변에서 계속 예능을 해보라고 권유 받았는데, 제가 좀 보수적이라 외면해왔거든요. 그럼에도 유재석 선배가 오랫동안 응원해줘서 이제라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주변에서 항상 제 뒷통수를 세게 때려주는 사람들이 생겨서 지금 위치에 올 수 있었고요. 윤제균 감독도 마찬가지에요. 감독계 유재석이라고나 할까요? 감사할 뿐이죠. 하하.”

박진주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영웅’에서 윤제균 감독과 작업한 후기, 그리고 예능인으로서 사랑받는 솔직한 심경까지 여러 이야기를 특유의 차진 입담으로 풀어놨다.

배우 박진주, 사진제공|CJ ENM



■ “정성화의 오랜 팬, 꿈을 이룬 것 같아”

‘영웅’은 원작 뮤지컬의 무게감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박진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내저었다.

“왜요? 이 작품을 안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만드는 뮤지컬 영화고, 정성화 선배의 오랜 팬이었거든요. 게다가 김고은부터 캐스팅 라인업도 정말 좋잖아요. 오히려 내가 누가 되면 안 될텐데란 부담이 있었죠. 마냥 웃기기만 한 캐릭터가 아니었고 저도 이런 역은 처음이라 고통받으면서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기했어요.”

그가 연기한 ‘마진주’는 극 중 안중근과 함께 항일운동에 나서는 인물이다. 평소엔 철없는 소녀지만, 오빠(조우진)의 죽음 이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저와 배역 이름이 같아요. 처음 제안 받고는 정말 꿈인가 싶었죠. 윤제균 감독이 제겐 엄청 대단한 분인데, 그런 감독이 절 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거든요. 이 작품을 찍은 후에도 참 잘했다 싶었던 건, 무대 인사 갔을 때 어린 친구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극장에 다 같이 우는 걸 보면서 자랑스럽더라고요.”

오랜 팬이었던 정성화와 함께 호흡하며 느낀 감격도 아직 생생하다는 그다.

“많은 이가 어떤 꿈을 가지면 그 목표가 너무 멀리 있다고들 생각하지만 조용히 차근차근 찾아가다보면 언젠가는 만나는 순간이 오잖아요? 제겐 정성화 선배가 그런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제 연기에 대해 칭찬까지 해줬다니 감개무량하더라고요. 실제 만난 정성화 선배는 구김살 없고 젠틀해요. 그럼에도 촬영할 땐 안중근 의사의 무게감을 지키기 위해 자기 성격이 조금이라도 튀어나올까봐 자제하면서 열정을 쏟아부었고요. 모니터 안에 정말 안중근 의사로서 존재하더라고요. ‘이건 실제 상황이구나’ 싶어서 저도 오감을 세워 연기했어요. 선배의 아우라는 자신을 많이 단련하고 만든 것 같아서 더 와닿았나봐요.”

배우 박진주, 사진제공|CJ ENM



■ “윤제균·유재석, 늘 진실되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응원해줘”

그는 예능에선 유재석이, 영화에선 윤제균 감독이 자신을 이끌어줬다고 거듭 강조했다.

“두 분은 제가 딱히 고민을 말하지 않아도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조언해줘요. 주변 사람들을 믿고 진실되게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다 알아줄 거라고요. 나쁜 반응 신경쓰지 말고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고 말해줘서, 늘 힘을 얻고 있죠.”

특히 ‘영웅’ 촬영 당시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땐 윤제균 감독이 전적으로 믿음을 줬다고도 했다.

“혹여 감독 표정이 굳어 있으면 배우들도 굳을 수밖에 없는데, 윤제균 감독은 기본적으로 재밌는 사람이라 우리도 즐거울 수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촬영할 때마다 감동하고 감사해하는데요. 어떻게 매번 저렇게 감사해할 수 있지 싶기도 했어요. ‘우리가 함께 촬영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거냐’며 울기도 했고요. 윤제균 감독은 모든 배우에게 ‘천재야. 정말 더할 게 없어’라고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해요. 무한한 칭찬으로 연기력을 끝까지 끌어내주는 최고의 감독이죠.”

예능 출연과 연기 중 뭐가 더 어렵냐는 ‘우문’엔 ‘현답’이 돌아왔다.

“둘 다 쉽지 않아요. 날 결국 내던져져야 하고 도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니까요. 연기는 들키기 싫은 것들도 내려놓고 보여줘야 관객들이 인정해주는데, 예능도 비슷한 것 같아요. 연기는 매 작품 고통스럽고, 예능은 매주 고통스럽죠. 하하. 물론 삶이 고통이라지만 그걸 견뎌내면 더 아름다워지잖아요? 올해에도 촛불처럼 제 몸을 태워서 많은 이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고 싶어요. 배우로서도 현실에 있을 법한 친근한 이미지로 열심히 활동하는 걸 보여주면서 같이 꿈을 갖고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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