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 다보스포럼서 美 IRA, 中 보조금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비판했다. 전 세계가 공동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등 산업적으로 변화를 앞둔 상태에서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7일(현지 시각)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 “우리는 30년 이내에 탄소 중립에 도달하기를 원한다”며 “모두의 이익을 위해 개방적이고 공정한 거래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 기술은 연간 약 650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의 3배 수준이다. 청정에너지 시장이 새로운 경제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자 에너지 산업뿐만 아니라 제조, 운송 등 산업 전반에서 청정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며 정부가 나서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IRA를 통해 향후 10년간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에 369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과 EU는 청정에너지 산업에 약 1조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기후 중립으로 가는 길을 가속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IRA의 인센티브를 제공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이것이 EU 회사와 EU에서 만든 전기자동차도 IRA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협력해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목표는 대서양을 오가는 무역과 투자가 중단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라며 “인센티브 제도가 공정하고 상호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대서양 전역에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동 표준을 설정해 IRA로부터 공동으로 이익을 얻을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경쟁과 무역이 청정 기술과 기후 중립성을 가속하는 열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을 향해서도 쓴소리했다. 중국은 청정에너지 기술 혁신과 제조를 경제 5개년 계획의 핵심으로 꼽은 상태다. 여기다 중국은 태양광 발전 패널 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전 세계 청정에너지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은 탄소 중립으로 전환하는데 필수적인 전기자동차, 태양열 패널 시장에서 전 세계 생산을 지배한다”며 “그러나 탄소 중립으로 가기 위한 경쟁은 공평한 경쟁의 장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값싼 에너지, 낮은 인건비, 느슨한 규제 환경을 약속하며 유럽 등지의 에너지 집약적인 기업이 생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배치하도록 공개적으로 장려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국은 자국 산업에 대해서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EU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은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과 계속 협력하고 무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하기 보다 위험 제거(de-risking)에 집중해야 한다”며 “새로운 해외 보조금 규정을 포함해 불공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으로 인해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조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가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역외보조금 규정을 언급한 것이다. EU 역외보조금 규정은 EU 외부에 있는 기업이 정부와 공공기관으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EU 내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공공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불공정 경쟁으로 간주하고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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