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독일서 시위하다 경찰에 구금돼
“정부가 탄광 소유주와 맺은 타협안 부끄럽다”
스웨덴의 세계적인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9)가 독일 서부의 작은 탄광마을 뤼체라트 철거 반대 시위에 나섰다가 독일 경찰에 붙잡혀 일시적으로 구금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18일(현지시간) 툰베리를 비롯해 시위에 나선 기후활동가들을 다수 구금했다. 다나 침머만 아헨 지방경찰 대변인은 “해당 시위자들은 신원확인을 위해 구금된 상태”라며 붙잡힌 규모는 두 자릿수 중반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법적으로 구속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신원확인을 마친 후 풀려났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뤼체라트를 찾은 툰베리는 “독일 정부가 탄광 소유주와 맺은 타협안은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당일 뤼체라트에서는 6000여명이 모여 탄광 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툰베리는 15일 뤼체라트를 떠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아 경찰에 붙들려 강제 퇴거됐다가 결국 구금됐다.
지난 11일 독일 에너지기업 RWE와 경찰이 마을 철거를 시작한 이후 강제로 퇴거시킨 기후활동가들은 지금까지 300여명에 달한다.
기후활동가들은 뤼체라트를 철거한 뒤 지하에 매장된 석탄을 채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곳을 2년째 점거했다. 환경운동가들은 RWE가 이 마을에서 석탄을 채굴하게 되면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될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들은 독일이 더 이상 석탄을 채굴해서는 안 되며 대신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뤼체라트가 있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탈석탄 목표 시기를 2030년까지로 잡아 독일 전체보다 8년 앞당기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독일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운영사인 RWE가 뤼체라트 마을 인근 가르츠바일러 탄광을 조기에 폐쇄하는 대신 마을을 철거하고 지하에 남은 석탄을 채취해 발전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에 툰베리는 지난 2021년에도 뤼체라트를 방문하여 시위에 나서 석탄 채굴에 반대하고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언급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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