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신고 주민에 “죽인다” 협박한 40대…2심도 무죄

1심 “일시적 분노 표출에 불과”…2심도 “협박 고의성 증명 안 돼”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층간소음 피해를 견디다 못해 신고한 아랫집 주민에게 “죽이겠다”고 하는 등 협박한 40대 남성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나경선)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A(44) 씨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세종시 한 아파트에 사는 A 씨는 2020년 10월 23일 아랫집에 사는 B(여·33) 씨가 상습적으로 소음피해를 신고한다는 이유로 인터폰을 통해 B 씨 부부에게 욕설하며 “죽여버린다”고 말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또 B 씨 집 현관문 앞으로 내려와 “죽이겠다”며 “나와보라”고 소리치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협박은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협박의 고의가 있음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층간소음으로 인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여러 차례 분쟁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흥분한 나머지 일시적인 분노를 표시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도 “피고인이 해악을 고지했다거나 협박에 관한 고의가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