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FA 이적이 이 시점에? 한현희, FA 시장에 가능성을 던졌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우완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가 새 둥지를 찾았다.
롯데는 17일 한현희와 계약기간 3+1년 계약금 3억 원, 연봉 15억 원, 옵션 22억 원 등 최대 4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 3년 동안 한현희가 구단 제시 조건을 채우면 옵트아웃을 실행할 수 있다.
한현희는 지난해 11월 16일 FA 승인선수로 공시된 뒤 2달 동안 새 팀을 찾았다. 원소속팀 키움은 한현희에게 계약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을 찾아가거나 팀에 알아서 계약 조건을 가져오라고 말하며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완곡하게 드러냈다.
한현희는 새 팀을 찾지 못하고 해를 넘기며 추운 겨울을 맞는 듯 했지만 고향팀이기도 한 롯데와 계약하면서 한시름을 놓았다. 계약금액에서 옵션의 비중이 높은 것은 구단에는 리스크를 줄이고 한현희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그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증명해보여야 할 몸값이다.
롯데는 포수 유강남, 내야수 노진혁을 영입한 데 이어 한현희를 데려오면서 이번 겨울 FA 3명 자리를 모두 채우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한현희는 1월 중순을 넘긴 시점에 중형 계약을 맺으며 FA 시장 미계약자인 투수 정찬헌, 강리호(개명 전 강윤구), 외야수 이명기, 권희동에게 희망을 안겼다.
한현희처럼 1월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수십억 원의 조건으로 이적한 경우는 최근 FA 시장에서 많지 않았다. 보통 FA 공시 2달 정도가 지나고 스프링캠프가 시작하기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 되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긴 기다림 끝에 울며 겨자먹기로 원소속팀과 낮은 조건에 잔류 계약을 한다. 일부는 사인 앤 트레이드로 새 팀을 찾아가고 극소수는 FA 미아가 되거나 은퇴를 했다.
2018년 1월 12일 넥센(현 키움)이 채태인과 1+1년 10억 원에 계약을 맺은 뒤 롯데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해 2월 11일에는 롯데가 최준석과 1년 55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하고 NC로 무상 트레이드했다. 2019년 3월 5일에는 키움이 김민성(3년 18억 원)을 LG로 사인 앤 트레이드했다. 2021년 1월 13일 키움은 김상수와 2+1년 15억5000만 원에 계약한 뒤 사인 앤 트레이드로 SK(현 SSG)에 보냈다.
2021년 5월 20일에는 이용찬이 반 년의 기다림 끝에 NC와 3+1년 27억 원에 계약했고, 노경은은 FA 시장이 열린지 1년 뒤인 2019년 11월 4일에야 롯데와 2년 11억 원에 계약하면서 새 팀을 만날 수 있었다. 2018년에는 이우민이, 2020년에는 손승락이 FA 신청을 하고도 차가운 현실 앞에 은퇴를 선언했다.
이외 1월 이후 이뤄진 계약은 해외진출 혹은 원소속팀과 재계약이었다. 올해도 FA 이적은 지난해 11월 29일 삼성에서 한화로 이적한 오선진(1+1년 4억 원)이 마지막이었다. 몸값이 높은 선수들은 시장이 열리자마자 팀들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에 1월까지 가는 일이 없는 셈이다.
이런 차가운 현실 속 뒤늦게 중형 계약을 이뤄낸 한현희는 그가 아직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현희는 2012년 넥센에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입단한 뒤 빠른 공을 던지는 잠수함 투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데뷔 후 선발로 116경기, 구원으로 300경기에 나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통산 기록은 416경기 65승43패 8세이브 105홀드 평균자책점 4.26.
롯데는 계약 후 "한현희가 가진 제구력과 무브먼트,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로서 모두 활약을 해온 자원으로서 지난 시즌 종료 후 9kg 감량, 그리고 결혼 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대가 크다. 또한 한현희의 합류로 투수진 뎁스가 강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현희는 스포티비뉴스에 "(계약이 미뤄져) 처음에는 마음이 좋지 못했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야구를 그만둘 것이 아니기에 어느 팀에서든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롯데에서 내게 계약을 제시해준 것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옵션 금액(22억 원)이 크지만, 그것만 바라보고 야구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등판할 때 팬들이 즐겁고, '저런 투수가 있구나' 생각하실 수 있도록 야구를 더 잘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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