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에 과태료 폭탄…속초시 폭설 대응에 주민들도 박수

박수혁 2023. 1. 18. 08: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4일 강원지역 폭설 당시 제설 작업에 방해가 됐던 불법 주차 차량들에 속초시가 무더기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동네 주민 김덕용(55)씨도 "평소 주말이면 속초관광수산시장 등 도심 관광지 일대가 몰려든 차량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하지만 이번엔 폭설 예보가 내린 14일 오후부터 도심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들이 빠르게 이동 조처돼 제설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폭설이 내린 강원도 속초 시내 모습. 속초시가 불법 주차 차량을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도심 제설이 원활하게 이뤄져 시내 주요 도로의 제설이 대부분 완료됐다. 속초시 제공

지난 14일 강원지역 폭설 당시 제설 작업에 방해가 됐던 불법 주차 차량들에 속초시가 무더기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엔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차 단속에 부정적이던 주민들도 시 당국의 이번 조처는 반기는 분위기다.

속초시 중앙동에 사는 윤광훈(69)씨는 17일 <한겨레>에 “해마다 폭설이 내리면 도심 속 불법 주차 차량이 제일 골칫거리였다. 속초시가 폭설 예보가 나간 뒤 빠르게 강력 단속을 벌인 덕에 시민과 관광객 모두 불편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 주민 김덕용(55)씨도 “평소 주말이면 속초관광수산시장 등 도심 관광지 일대가 몰려든 차량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하지만 이번엔 폭설 예보가 내린 14일 오후부터 도심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들이 빠르게 이동 조처돼 제설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속초시에 따르면, 지난 주말 동해안 폭설 당시 과태료 부과 대상 차량은 500대가 넘는다고 한다. 평소 같았으면 ‘관광지 손님 다 끊긴다’는 주민 반발을 우려해 엄두도 못 냈던 행정조처를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다. 과태료는 불법 주차된 구역에 따라 4만원에서 14만원까지 다양하다.

속초시가 도심 불법 주차 차량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2021년 12월 폭설 당시의 경험 때문이다. 당시 월동장비를 제대로 안 갖춘 관광객 차량이 대거 밀려든데다 도심 도로 폭의 절반을 불법 주차 차량이 점유하고 있어 제설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구간이 많았다. 이 때문에 제설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방치된 구간이 빙판으로 변하면서 2차 피해가 잇따랐다.

속초시가 폭설을 앞두고 불법 주차 단속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던 이유는 1년 전 악몽 때문만은 아니다. 속초시 면적은 105.8㎢로 강원도 내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작지만 인구는 8만2천여명으로 강원도에서 5번째로 많다. 여기에 속초를 찾는 연간 관광객 수는 주민 수의 200배가 넘는 1778만명(2019년 기준)에 이른다.

이처럼 땅은 좁은데 사람은 북적이다 보니 주말이면 관광객과 주민 차량이 밀려들고, 도로변 불법 주차까지 활개를 치면서 도심은 극심한 정체를 빚는다. 여기에 많은 눈이 내린다는 예보까지 있자 ‘민원 폭주’를 감수하고 칼을 뽑아 든 것이다. 평소에는 낮에 집중했던 주차 단속을 폭설을 앞두고는 야간에도 특별반을 편성해 이어갔다. 다행히 단속 당시엔 주민 반발이 크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잘한다고 박수 치는 주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가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게 속초시의 걱정이다.

조효승 속초시 교통지도팀장은 “폭설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지역 공영주차장 4곳(총 1148면)을 무료로 개방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몰려든 차량을 감당하기 역부족이었다”며 “그래도 제설을 위해선 강력 단속이 불가피했다. 앞으로도 폭설 상황에선 원칙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