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잠' 채종협 "오디션 낙방 과거, 오기로 버텨…인성에게 동질감" [인터뷰]
2022년은 배우 채종협이 기대되는 신예를 거쳐 떠오르는 주연 배우로서 시청자들에게 완벽히 눈도장을 찍은 한 해였다. 채종협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KBS2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를 거쳐 ENA 드라마 ‘사장님을 잠금해제’(이하 ‘사잠’) 등 자신이 주연인 두 작품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 12일 종영한 ‘사장님을 잠금해제’는 채종협에게 특히나 여러모로 큰 도전이 된 작품이다. 러브라인이 있긴 하지만, 기존에 그가 출연하던 로맨스물들과는 거리가 먼 장르였다. 이미 충무로에서 굵직한 주연으로 활약 중인 선배 박성웅과 투톱주연으로서 어깨를 나란히 한 ‘브로맨스’ 공조물에 가까웠다.
‘사장님을 잠금해제’는 수상한 사건에 휘말려 스마트폰에 갇힌 IT기업 사장 김선주(박성웅 분)와 그 스마트폰을 줍고 인생이 뒤바뀐 취준생 박인성(채종협 분)의 하이브리드 공조를 그린 드라마다. 채종협은 극 중 연기자 지망생을 거쳐 취업준비생으로 줄줄이 면접 낙방만 맛보다 김선주가 갇힌 스마트폰을 주운 후 그 대신 대리 사장이 된 주인공 박인성으로 열연을 펼쳤다. 연기력 하나만 믿고 IT기업 실버라이닝에 입성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지만, 음모에 맞서 실버라이닝을 지키는 과정에서 성장을 이루는 인물이다.
외피는 공조물이지만, 채종협이 촬영장에서 박성웅을 만난 적은 없다. 김선주가 스마트폰 안에 갇혔다는 설정 때문에 채종협은 대부분의 장면에서 공기계 핸드폰을 든 채 홀로 연기하며 극을 이끌어야 했다.
채종협은 지난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기계를 사람이라 생각하고 연기를 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혼자 극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극복하려 부단히 노력은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극복하진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애착이 많이 갔던 작품인데 본방송을 보면 제 부족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더라”며 “매 장면 감독님들과 상의에 상의를 거치며 촬영을 들어갔다. 확실히 책임의 무게가 큰 작품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인성을 연기하는 과정에선 ‘선함’과 함께 ‘어리숙함’을 함께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에 있을 법하면서도 막상 실제론 찾기 쉽지 않은 순박하고 선한 인물을 표현했다”며 “인성이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냉철한 김선주 사장, AI같은 비서 세연(서은수 분)이와의 대비되는 케미를 더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다만 실제 자신의 성격은 박인성과 그렇게 닮진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채종협은 “실제 저는 인성이처럼 헤벌레거리며 뛰어다니지 않는다. 눈치도 그렇게까지 없진 않다”고 전했다. 다만 “상대방에 말에 차분히 귀 기울여주는 면모는 인성이와 비슷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드라마 자체는 사람이 ‘스마트폰’ 안에 갇힌다는 신선한 설정과 적절한 병맛 코드, 후반부 휘몰아치는 반전, 정의구현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생소한 채널 이미지, 동시간대 쏟아지는 다른 작품들로 높은 시청률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채종협은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어디까지나 저란 사람이 부족해서 빚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의미의 질타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노력을 해서 민폐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주연배우로 성장할 수 있던 건 ‘오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도 오디션들을 떨어지니 한 번만 붙어보자 결심한 ‘오기’가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평소 자기반성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쏟았던 애정에 비해 부족함도 아쉬움도 많았지만, ‘사장님을 잠금해제’ 덕분에 연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겼다고도 강조했다. 채종협은 “여태까지는 작품에 들어가면 내가 맡은 부분들만 신경쓰기 바빴는데 보다 전체적인 숲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작품 주변의 환경, 주변 인물들의 서사 등 많은 변수들을 고려하며 연기하게 됐다.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2023년엔 보다 새롭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어? 얘 누구야’란 반응을 듣고 싶어요. ‘채종협의 연기’보단 작품의 캐릭터로서 새롭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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