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김성태 검찰 첫 조사, 오전 10시 재개...횡령 배임 추궁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첫 검찰 조사가 시작한 지 13시간 만인 18일 0시 끝났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여부 등 여러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키맨’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김 전 회장은 같은 날 오전 10시45분 수원지검 청사에 도착한 뒤 오전 내내 변호사와 검사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 변호는 법무법인 광장 소속의 검찰 출신 유재만 변호사 등이 맡았다. 김 전 회장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부터 변호사 1명이 입회한 가운데 검찰의 본격적인 신문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은 검사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조사를 위해 수십여 장에 달하는 질문지를 작성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다고 한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체포영장에 적시된 횡령 배임 혐의를 위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더불어 대북송금 의혹,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쌍방울 현 재무담당 부장 A씨에게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 전환사채 관련 권리를 보유한 제우스1호투자조합의 조합원 출자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자신의 지분으로 변경하게 하는 등 4500억 원 상당을 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은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이 없다’는 등의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입국 때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의 1차 신문은 전날 밤 10시께 끝났으며, 이후 김 전 회장과 변호인은 2시간 정도 조서를 열람한 뒤 조사를 마쳤다. 김 전 회장은 수원구치소로 가 밤을 보냈고, 이날 오전 10시 다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조사가 끝나는 대로 그의 구속 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계획이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체포된 뒤 12일 자진귀국 의사를 밝히고 전날 아침 8시 20분께 입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