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해외 뚫자”…외국 큰손 잡기 나선 위탁운용사들

지영의 2023. 1. 1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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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여력 마른 국내 기관들 '신중론 일색'
"해외 LP 못 잡으면 올해 장사는 끝"
자금줄 확보 위해 영업 무대 넓히기 나선 GP들
해외 기관 투자자 신규 발굴 전략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시장 자금줄이 말라도 너무 말랐다. 국내 기관투자자들 자금 창고 열리기만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해외 대형 기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 중이다”

새해 세일즈 전략을 수립 중인 한 증권사 대체투자팀 실무진의 전언이다. 고금리 압박에 유동성 가뭄이 지속되자 자금 물줄기를 찾아 해외 투자자 발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녹록지는 않으나, 보다 영업 무대를 넓혀서라도 활로를 뚫으려는 위탁운용사(GP)들의 생존전략이 엿보인다.

“해외 큰손 잡아라”…영업무대 확대 전략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증권사 등 GP들 사이에서는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영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연간 전략을 수립한 곳이 적지 않다. 해외 큰손들과 네크워크를 강화하고 신규 투자자를 발굴해내 자금 줄기를 뚫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한 양상이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하는 세계적인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과의 네트워크를 다져두고,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PE처럼 한국 시장에 신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곳과 소통 채널을 뚫어 두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 거점으로 마련해뒀던 현지법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도 눈에 띈다. 수년째 자리 잡고 있는 현지 법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직 한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투자기관 및 사모펀드(PEF) 등도 적극 포섭할 방침이다. 해외 영업 강화 전략에 맞춰 증권사 IB본부 수장 및 실무진들의 해외 출장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대체투자팀 실무진은 “연초에 해외 LP와 소통할 채널을 적극 만들어 두지 않으면 올해는 사실상 손 놓고 놀아야 할 실정”이라며 “상반기 중에는 일부 인력을 현지 법인에 파견 보내서 채널 확보에 집중할 듯하다”고 전했다.

GP들이 해외 영업 강화에 적극 나서는 것은 국내 자본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은 물론, 큰손들의 자금 여력마저 쪼그라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회원 대출 증가와 기존 대체투자 손실 대응을 감당하느라 신규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처지다. 투자 여력이 있는 기관들도 대부분이 보수적인 투자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 중이다. 상반기는 관망하고 하반기부터 투자에 들어가겠다는 신중론을 펼치는 곳도 적지 않은 상태다.

한정적 자금으로 최대한의 수혜를 누리기 위해 GP들에게 요구하는 수익률도 상당히 높아졌다. 평균적으로 10%대 이상을 내거는 기관이 많아 영업이 벅차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업일선에서 감당하기 벅찬 ‘기대 수익률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상태라는 것.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LP들 간에 딜에 대한 평판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어디는 금리 이 정도 얹어줬다더라 이야기가 오가니 영업이 부담스러운 실정”이라며 “그마저도 전년 대비 투자 예산 증액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곳이 대부분이라 자금 내어줄 곳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 맞물려”…한국 시장에 관심 보이는 해외 큰손들

GP들의 해외 영업 확대는 한국 시장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큰손들의 의향과도 맞물리는 측면이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한국 시장에 다시 돌아와 둥지를 틀었다. 지난 2014년 철수한 이래 8년 만에 돌아온 셈이다. 한국법인을 설립하면서 하영구 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을 한국법인 회장으로 임명했다. 730조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PEF 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지난해에 10억달러(약 1조3100억원) 규모의 크레디트 펀드를 조성하며 국내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밖에 국내 시장과 접점을 늘려가는 중대형 LP들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글로벌 큰손들이 국내 기업에 거액의 투자를 진행하는 사례도 속속 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각 6000억원 씩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영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ICG도 국내 조미료 제조사인 빅마마씨푸드 구주 70%를 약 84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스웨덴 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도 SK쉴더스 경영권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영의 (yu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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