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어 일본도 시장 반격 직면…글로벌 채권 금리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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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에 이어 일본 중앙은행도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서 금융시장이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일본은행은 여전히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은 조만간 이를 포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모습이다.
일본은행이 직접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국채 8년물이나 9년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를 상회했으며, 국채 금리를 지표로 삼는 일반 회사채 시장도 왜곡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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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에 이어 일본 중앙은행도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서 금융시장이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일본은행은 여전히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은 조만간 이를 포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모습이다. 시장의 관측이 현실화할 경우 크게 하락하던 글로벌 채권 금리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이제는 ‘일본은행’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17일 일본은행(BOJ) 발표 등을 종합하면, 일본은행은 새해 들어 전날까지 14조엔(약 135조원)이 넘는 규모의 일본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던 지난달 기록(17조엔)을 가볍게 뛰어넘을 공산이 크다. 하루 기준으로는 지난 12일과 13일 연달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매도세가 점차 거세지는 국채 가격을 떠받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일본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장기 시장금리를 0% 수준에서 직접 통제하는 ‘수익률 곡선 관리’(Yield curve control) 방식을 활용해왔다. 국채 10년물 금리의 목표범위를 정해놓고 금리가 범위 안에 들어올 때까지 국채를 사거나 파는 방식이다.
금리를 목표범위 안에서 관리하기 힘들어진 건 인플레이션이 덮친 지난해다. 주요국의 통화긴축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거세진 데 반해 일본은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자 일본 국채 매도세가 거세졌다. 일본은행이 직접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국채 8년물이나 9년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를 상회했으며, 국채 금리를 지표로 삼는 일반 회사채 시장도 왜곡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국채 10년물 금리 목표 범위를 ±0.25%에서 ±0.50%로 사실상 상향조정한 배경이다.
문제는 그 후에 시장의 반격이 오히려 더 사나워졌다는 점이다. 급기야 지난 13일에는 일본은행이 하루 동안 국채 5조엔어치를 사들였음에도 10년물 금리가 한때 0.54%까치 치솟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일본은행이 조만간 ‘출구전략’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은 이유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지난달 “출구를 향한 발걸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설득되지 않은 분위기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구로다 총재 임기가 끝나는 4월 전후로는 정책 전환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는 글로벌 채권시장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일단 일본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앞서 해외로 눈을 돌렸던 일본 투자자들은 다시 자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로 조달한 엔화 자금을 이용한 투자)도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해외 채권 수요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가 반등세를 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연준의 통화긴축 의지에 대한 불신이 짙어지면서 채권 금리가 크게 하락한 만큼 주목도가 높다.
국내 증권가도 일본은행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재균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일본은행 정책이 변화하면)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한국) 국고채 금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행은 18일(현지시각) 이달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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