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의 등대' 제주 하늘길 24시간 지킴이
제주CBS 박정섭 기자 2023. 1. 18. 07:03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➉]제주항공무선표지소
국내항로 14개, 국제항로 3개 관장…북쪽 200km, 남쪽 400km까지 관할
등대이자 항공기 눈·귀·입 역할인 항행안전무선시설과 항공정보통신시설 관리
지상관제사와 항공기 조종사에게 항로 기본정보 제공해 안전운항 도와
제주항공무선표지소는 한라산 성판악휴게소 바로 맞은편에 있는 물오름 정상에 있습니다. 해발 850m.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 11일 오후는 화창한 날씨 덕에 남쪽인 서귀포 섶섬부터 동쪽 성산일출봉, 북쪽 함덕해수욕장까지 제주의 3면을 파노라마뷰처럼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무선표지소 옥상에는 항공기가 출발지 공항에서 목적지 공항까지 지정된 항로로 비행할 수 있도록 항공로 정보를 제공하는 전방향표지시설, 관제사와 조종사간 통신을 제공하는 항공이동통신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한반도의 하늘길은 국제선 11개, 국내선은 41개 등 모두 52개의 항공로가 깔려 있습니다. 제주항공무선표지소는 국내항공로 14개, 국제항공로 3개를 관장하는데요. 이 하늘길을 인천항로시설본부와 대구항로시설본부 2곳이 동과 서로 반반씩 나눠 맡고 있습니다. 2곳의 항로시설본부에는 안양, 송탄, 양주, 강원, 부산, 대구, 포항, 예천, 부안, 제주 등 10곳의 항공무선표지소가 24시간 운영중입니다. 인천항로시설본부는 군산서부, 군산동부, 광주서부, 광주동부, 남해, 제주북부, 제주남부저고도, 제주남부고고도를 관할합니다. 대구항로시설본부는 서해북부와 서해남부, 강릉, 동해, 포항, 대구를 관할합니다.
항행안전무선시설은 VOR(VHF Omni-directional Range)과 TACAN(Tactical Air Navigation)이 맡고 있습니다. 초단파 전방향 무선 표지인 VOR은 민항기에 방위정보를 제공하고, 군용항공기항법시스템인 TACAN은 민항기는 물론 군용기에도 거리와 방위 정보를 제공합니다. 항공기 조종사는 여기서 발사된 전파신호를 받아 현재 자신의 위치와 함께 목적지 공항까지의 거리, 방향 등 필요한 정보를 받게 됩니다.
제주항공무선표지소의 항공정보통신시설은 제주 북부와 남부고고도, 저고도와 남해섹터를 운항하는 항공기의 항공교통관제 업무를 위한 음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항로시설본부에 있는 관제사와 조종사간의 정보교환을 위해 음성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죠.
제주항공무선표지소는 제주공항이 건설된 이듬해 1972년 교통부 훈령으로 설치됩니다. 처음에는 정부가 운영했지만 1999년 한국공항공사가 건설교통부로부터 인수한 뒤 현재까지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주 남단 항공로를 운항하는 항공기 감시를 위한 항로용 레이더시설을 2009년 인수 운영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전파를 발사해 제주 인근 하늘길을 날고 있는 항공기에 위치와 거리, 방위정보, 기사 등 각종 항공정보를 제공하는데요. 제주항공무선표지소는 북쪽으로 200km, 남쪽으로 400km까지의 하늘길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2004년 한라산에 1m 이상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5.16도로가 폐쇄되면서 모든 차량이 오도가도 못하자 이곳에 고립된 직원을 위해 식량을 짊어지고 9시간을 걸어 전달한 일화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2005년에도 폭설에 고립된 직원이 닷새동안 홀로 버텼고, 2006년 12월에도 표지소 역사상 3m 적설에 13일간 고립되며 근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말에도 1m 이상 눈이 쌓이면서 사흘에 걸쳐 포크레인으로 제설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늘길과 항공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이 없이는 모두들 해낼 수 없는 일이죠. 이제는 겨울마다 폭설에 대비해 각종 비상식량과 염화나트륨으로 중무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한해 제주무선표지소가 관제서비스를 제공한 항공기는 56만82대, 하루 평균 1534대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가 뚝 끊기면서 이 수치도 대폭 꺾였는데요. 지난해 1월부터 7월21일까지 7개월여간 관제서비스 대상 항공기는 15만933대, 하루 평균 755대로 절반이나 감소했습니다.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서 점차 회복 추세에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치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네요.
국내항로 14개, 국제항로 3개 관장…북쪽 200km, 남쪽 400km까지 관할
등대이자 항공기 눈·귀·입 역할인 항행안전무선시설과 항공정보통신시설 관리
지상관제사와 항공기 조종사에게 항로 기본정보 제공해 안전운항 도와
편집자 주
한 해 16만대 이상의 비행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가운데 하나입니다. 섬인 제주로서는 뭍과 연결해주는 주요 통로이고, 제주도민들에게는 버스터미널과 같은 존재입니다. 한해 2500만명의 관광객이 첫발을 내딛는 곳이자 다양한 기관과 업체, 직종이 어우러진 백화점과 같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주국제공항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다단한 일을 하는 곳인지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를 연속 기획보도합니다. 열 번째 이야기, 제주 하늘을 오가는 항공기들에게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항공무선표지소'를 소개합니다.
▶ 글 싣는 순서 |
①"내가 누군줄 알아?" 제주공항 항공보안검색 요지경 ②"내 얼굴이 신분증?"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③스튜어디스, 항공승객 안전 지키는 '감정 노동자' ④"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⑤제주공항 구조·화재·구급 해결사 '소방구조대' 입니다 ⑥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⑦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쓰레기…제주공항은 올해도 비상 ⑧제주공항 활주로 1톤당 200만원 제설제 '초산칼륨' ⑨장난전화에 제주공항 마비…폭발물처리반 24시간 초긴장 ⑩'항공기의 등대' 제주 하늘길 24시간 지킴이 (계속) |
제주항공무선표지소, 제주공항이 아닌 한라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요
제주항공무선표지소는 한라산 성판악휴게소 바로 맞은편에 있는 물오름 정상에 있습니다. 해발 850m.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 11일 오후는 화창한 날씨 덕에 남쪽인 서귀포 섶섬부터 동쪽 성산일출봉, 북쪽 함덕해수욕장까지 제주의 3면을 파노라마뷰처럼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무선표지소 옥상에는 항공기가 출발지 공항에서 목적지 공항까지 지정된 항로로 비행할 수 있도록 항공로 정보를 제공하는 전방향표지시설, 관제사와 조종사간 통신을 제공하는 항공이동통신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국내항로 14개, 국제항로 3개는 제주항공무선표지소가 맡고 있어요
한반도의 하늘길은 국제선 11개, 국내선은 41개 등 모두 52개의 항공로가 깔려 있습니다. 제주항공무선표지소는 국내항공로 14개, 국제항공로 3개를 관장하는데요. 이 하늘길을 인천항로시설본부와 대구항로시설본부 2곳이 동과 서로 반반씩 나눠 맡고 있습니다. 2곳의 항로시설본부에는 안양, 송탄, 양주, 강원, 부산, 대구, 포항, 예천, 부안, 제주 등 10곳의 항공무선표지소가 24시간 운영중입니다. 인천항로시설본부는 군산서부, 군산동부, 광주서부, 광주동부, 남해, 제주북부, 제주남부저고도, 제주남부고고도를 관할합니다. 대구항로시설본부는 서해북부와 서해남부, 강릉, 동해, 포항, 대구를 관할합니다.
항행안전무선시설, 조종사의 '눈' 역할을 합니다.
항행안전무선시설은 VOR(VHF Omni-directional Range)과 TACAN(Tactical Air Navigation)이 맡고 있습니다. 초단파 전방향 무선 표지인 VOR은 민항기에 방위정보를 제공하고, 군용항공기항법시스템인 TACAN은 민항기는 물론 군용기에도 거리와 방위 정보를 제공합니다. 항공기 조종사는 여기서 발사된 전파신호를 받아 현재 자신의 위치와 함께 목적지 공항까지의 거리, 방향 등 필요한 정보를 받게 됩니다.
항공정보통신시설(UHF/VHF Radio)은 조종사의 '입'과 '귀'예요
제주항공무선표지소의 항공정보통신시설은 제주 북부와 남부고고도, 저고도와 남해섹터를 운항하는 항공기의 항공교통관제 업무를 위한 음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항로시설본부에 있는 관제사와 조종사간의 정보교환을 위해 음성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죠.
항공기들의 하늘도로인 항로를 관장해요
제주항공무선표지소는 제주공항이 건설된 이듬해 1972년 교통부 훈령으로 설치됩니다. 처음에는 정부가 운영했지만 1999년 한국공항공사가 건설교통부로부터 인수한 뒤 현재까지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주 남단 항공로를 운항하는 항공기 감시를 위한 항로용 레이더시설을 2009년 인수 운영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전파를 발사해 제주 인근 하늘길을 날고 있는 항공기에 위치와 거리, 방위정보, 기사 등 각종 항공정보를 제공하는데요. 제주항공무선표지소는 북쪽으로 200km, 남쪽으로 400km까지의 하늘길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한라산 자락에 있다보니 겨울마다 어려움이 커요
2004년 한라산에 1m 이상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5.16도로가 폐쇄되면서 모든 차량이 오도가도 못하자 이곳에 고립된 직원을 위해 식량을 짊어지고 9시간을 걸어 전달한 일화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2005년에도 폭설에 고립된 직원이 닷새동안 홀로 버텼고, 2006년 12월에도 표지소 역사상 3m 적설에 13일간 고립되며 근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말에도 1m 이상 눈이 쌓이면서 사흘에 걸쳐 포크레인으로 제설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늘길과 항공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이 없이는 모두들 해낼 수 없는 일이죠. 이제는 겨울마다 폭설에 대비해 각종 비상식량과 염화나트륨으로 중무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관제 항공기도 대폭 줄었어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한해 제주무선표지소가 관제서비스를 제공한 항공기는 56만82대, 하루 평균 1534대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가 뚝 끊기면서 이 수치도 대폭 꺾였는데요. 지난해 1월부터 7월21일까지 7개월여간 관제서비스 대상 항공기는 15만933대, 하루 평균 755대로 절반이나 감소했습니다.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서 점차 회복 추세에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치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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