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만에 48-104→90-86…'서바이벌 퀸' 김가영의 클래스

2023. 1.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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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김가영(하나카드)이 2연패를 향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김가영은 17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2022-2023시즌 7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LPBA 챔피언십 첫 날 시드로 출발한 64강전에서 전체 1위(1.400)로 32강에 안착했다.

오직 김가영만이 꾸준히 살아남는 서바이벌, 그가 왜 이 방식에 강한지 여실히 입증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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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 시즌 6차 투어에서 우승한 김가영. PBA 제공

'디펜딩 챔피언' 김가영(하나카드)이 2연패를 향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김가영은 17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2022-2023시즌 7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LPBA 챔피언십 첫 날 시드로 출발한 64강전에서 전체 1위(1.400)로 32강에 안착했다.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김가영은 경기 초반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며 독주하는 용현지(TS샴푸ㆍ푸라닭)에 큰 점수 차로 끌려갔다. 자칫 2위 자리도 장담할 수 없는 ‘1강 3중’ 구도. 후반 들어서도 15이닝까지 48-104로 더블스코어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나 김가영은 조금씩 점수 차를 좁혀나가더니 69-93에서 잡은 마지막 '한 큐'에서 7점 하이런을 터뜨리며 90-86으로 뒤집었다. 이미 시계는 멈춘 상태에서 기어이 선두에 오르며 경기를 끝낸 것. '끝내기 역전 1위'을 확정한 김가영은 비교적 쉬운 포지션이 이어졌지만 하이런 기록 연장을 포기하고 고의에 가까운 실패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매너까지 보였다.

경기 중반까지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할 때도 김가영이 탈락할 거라 의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LPBA 최다 우승자 김가영(5회)은 PBA-LPBA를 통틀어 독보적인 서바이벌 승률을 자랑한다. 이번 시즌만 이날까지 총 13차례의 서바이벌을 모두 통과했다. 지난 시즌에도 12차례 서바이벌에서 모두 2위 안에 들었다. 적응기였던 첫 시즌(23전 17승)을 제외하면 최근 3시즌 동안 39전 38승(0.974)의 놀라운 승률이다. 그가 서바이벌에서 마지막으로 탈락한 건 2020년 9월 열린 TS샴푸 챔피언십 32강전이다. 이후 2년이 넘도록 지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경쟁자들과 비교해보면 김가영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시즌 랭킹 2위로 밀려난 스롱 피아비(3승ㆍ블루원리조트)가 30전 24승(0.800)을 기록했고, 다승 공동 2위 이미래(TS샴푸ㆍ푸라닭)와 임정숙(크라운해태·이상 4승)은 각각 39전 27승(0.692), 44전 29승(0.659)이다. 통산 서바이벌 전적도 김가영이 62전 55승(0.887)으로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한다.

PBA가 출범하면서 야심차게 도입한 서바이벌은 동네 내기당구와 흡사한 방식이다. 득점하면서 다른 3명의 점수까지 뺏어 가므로 자칫 순위가 요동친다. 순서를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실수가 치명적이며 좋던 흐름도 깨질 수 있는 등 변수가 많아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실제로 우승후보들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PBA 최다우승자 프레데릭 쿠드롱(7회ㆍ웰컴저축은행)도 첫 시즌 서아이벌 탈락의 경험이 있고, 피아비는 지난 5, 6차 투어에서 연속으로 충격의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오직 김가영만이 꾸준히 살아남는 서바이벌, 그가 왜 이 방식에 강한지 여실히 입증된 경기였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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