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주년 음반' 임하룡 "노래 잘하진 않지만 4장째, 쑥스럽구만~"
코미디언서 배우·화가로 '도전의 아이콘'…"젊은 날 꿈보다 그 이상 이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제가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닌데, 네 번째 음반이에요. 친구들과 어울리며 부를 수 있는 노래여서 어찌 보면 제게 주는 선물 같은 곡이죠."
코미디언 겸 배우 임하룡(71)이 최근 데뷔 45주년 기념 음반 '친구여'를 발표했다. 2017년 데뷔 40주년 음반 '나는야 젊은 오빠' 이후 5년 만의 신보이자 그의 네 번째 음반이다.
최근 연합뉴스와 전화로 만난 그는 "지난해 공연을 기획하다가 못했는데, 이때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며 "평소 친한 후배 현진영 씨에게 부탁하니 '친구들을 생각하는 곡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노래가 나왔는데 마침 45주년이어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여'는 임하룡을 데뷔 시절부터 "아저씨"라고 부르는 재즈 힙합 가수 현진영이 프로듀싱했다. 트로트 리듬에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사운드를 접목해 경쾌한 리듬이 돋보인다.
서로의 건승을 응원하는 친구와의 우정을 그린 곡으로 '친구여 우리 축배를 듭시다/ 우리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서/ 소중한 인연 끈끈한 우정을 위하여/ 친구여 우리 축배를 듭시다'란 후렴구 노랫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임하룡은 "이 곡에서 친구는 동갑내기란 의미보다 살아오며 함께 한 사람들을 통칭한다"며 "술자리 건배사로 어울릴 노랫말이 담겨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는 '친구여'를 솔로 버전, 아들 임영식과 부른 듀엣 버전으로 담았다. 이들 부자가 함께 음원을 발표한 건 처음이다. 임영식은 영화 '기술자들'과 '축지법과 비행술', '통증' 등에 출연한 배우다.
임하룡은 "아들이 노래를 곧잘 한다"며 "(지난 2017년) KBS 2TV '불후의 명곡'에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내가 좀 박자가 불안한 면이 있는데 같이 하니 무척 마음이 편했다. 아버지와 아들도 친구가 될 수도 있으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극 무대에서 출발한 임하룡은 1978년 라디오로 데뷔해 1981년 KBS 코미디언 특채로 TV에 진출하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코미디계 대부'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40주년 기념 디너쇼에 코미디언 후배들이 총출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1980~1990년대 '쇼 비디오자키', '유머 일번지', '오늘은 좋은 날' 등의 예능에서 콩트 코너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도시의 천사들'에선 조폭 보스 '쉰 옥수수'로, '변방의 북소리'에선 어수룩한 병사 심형래에게 당하는 장군, '청춘을 돌려다오'에선 젊은 오빠로 웃음을 선사했다. 할머니 귀신 역의 이홍렬과 함께 산장의 할아버지 귀신으로 출연한 '귀곡산장', 빨간 양말과 다이아몬드 스텝을 유행시킨 '추억의 책가방'도 큰 인기를 끈 대표작이다.
그는 이들 코너를 통해 '젊은 오빠', '이 나이에 내가 하리', '쑥스럽구만' 등의 유행어를 제조하며 1986년 백상예술대상 코미디대상, 1987년 KBS 코미디대상 등을 받았다.
임하룡은 "중고교 시절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연극을 시작했다"며 "생계를 신경 쓰다 보니 야간업소에서 일했고 그때 인연으로 개그맨이 됐다. 당시 연기를 위주로 한 콩트가 유행이어서 제게 잘 맞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2000년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을 끝으로 방송에서 설 무대가 줄어들자 연기자의 길을 개척해 '도전의 아이콘'이 됐다. 어느덧 배우로 활동한 지도 20년 남짓. 영화 '범죄의 재구성'(2004)과 '웰컴 투 동막골'(2005), '맨발의 기봉이'(2006), '브라보 마이 라이프'(2007), '내 사랑 내 곁에'(2009) 등을 비롯해 드라마까지 수십 편에 출연했다. 2005년에는 '웰컴 투 동막골'로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2020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임하룡은 "젊었을 때의 꿈보다 그 이상을 이룬 것 같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욕심내지 말고 무난하게 계속해 나가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그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써 네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요즘도 1주일에 2~3번씩 화실에 나가 붓을 잡는다.
그는 "어린 시절 꿈이 화가여서 방송을 좀 안 하고 있던 시절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메웠다"며 "드라마나 예능은 아무래도 캐스팅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림은 오롯이 홀로 떠올린 생각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좋다. 1년에 한 번씩은 전시회를 열어보자는 생각으로 올해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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