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모두가 까까머리로...암투병 동료의 기적을 응원하며

오광춘 기자 2023. 1. 1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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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까까머리입니다. 머리를 하얗게 밀고서 밝게 웃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축구 3부리그 '리그 원'에 속한 브리스톨 로버스 선수들입니다. 이 사진 속에 빠진 한 선수를 응원하기 위한 몸짓입니다. 구단주부터 감독, 그리고 선수까지 모두 하나로 연결됐습니다.

브리스톨 로버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수단이 삭발한 사진을 올렸습니다. (사진=브리스톨 로버스 캡처)
수비수 닉 앤더튼은 지난해 7월 희귀암인 골육종 판정을 받았습니다. 브리스톨의 3부리그 승격 기쁨이 채 가시지 않았던 무렵이죠. 그해 5월, 브리스톨은 '기적의 팀'으로 불렸습니다. 잉글랜드 4부리그 마지막 경기 스컨소프 유나이티드 전에서 7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3부리그 승격이 가능했는데, 정말 그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앤더튼도 짜릿한 승격 드라마의 주인공이었죠. 아픈 무릎을 참으며 뛰었던 한 시즌, 최고의 마무리였습니다. 그러나 원인 모를 무릎 통증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조직 검사를 해봤더니 골육종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수술을 했고 지금은 약물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힘든 투병의 시간입니다.
수비수 닉 앤더튼은 지난 해 7월 골육종 판정을 받았습니다. (사진=앤더튼 트위터 캡처)

브리스톨 선수들은 16번을 달고 뛰던 앤더튼을 잊지 않았습니다. 1월 16일(현지시각) 앤더튼과 같이 머리를 깎고 하나가 됐습니다. 앤더튼을 기억하자는 메시지였죠. 쾌유를 비는 응원도 함께 담았습니다. 더불어 앤더튼의 투병을 팬들에게 알렸습니다.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도 같이 진행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머리를 자르는 영상부터 함께 삭발하고 찍은 단체 사진까지 올렸습니다. 모금은 금세 3만 파운드(4500만원)를 넘어섰습니다.
브리스톨 로버스는 감독부터 선수까지 모두가 머리를 하얗게 밀었습니다. (사진=itv 뉴스 캡처)
브리스톨 로버스는 24개 팀이 겨루는 3부리그에서 9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2부리그로 도약하는 게 모두의 목표입니다. 언젠가 앤더튼과 동행을 꿈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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