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尹 본의 아냐” 언급에 뭇매 맞은 나경원, 전대 출마로 정면돌파 할까?

당권 도전 포기하면 정치 경력에 타격…고심 깊어질 듯

뉴스1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사진)과 대통령실의 충돌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다시 기로에 서게 됐다. 

뉴스1에 따르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및 기후환경대사직 해임과 관련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나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은 지난 17일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친윤계의 거센 공세 속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년 총선 승리가 필요하다며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윤' 논란에 선을 그어왔던 나 전 의원에게는 대통령실의 발언은 큰 타격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당 대표 선호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른바 윤핵관의 맹공에서도 전당 대회 출마로 가닥을 잡았었다.

나 전 의원은 그동안 스스로를 친윤이라고 자처하며, 장제원 의원 등 친윤 핵심세력과 대립해왔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핵심 측근이라고 하는 이들의 과잉 충성을 비판하며 친윤 핵심세력에 대해 내심 부정적인 표심을 흡수하려 한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도 뒤집히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을 직접 겨냥함에 따라 나 전 의원이 받는 압박감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오후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의 반박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대통령을 흔들고 당내 분란을 더 이상 야기하지 말라"며 나 전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초선 성명서에 대해서도 "제가 그 내용을 아직 못 봤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일단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올 때까지는 공개적인 발언 등은 자제하며 상황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의 출마 핵심은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느냐는 점으로 보이지만 윤심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게 당 안팎의 시선이다.

다만 대통령실과 갈등을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 역시 나 전 의원 정치 경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숙고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