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2차전지 말고 '이것' 사세요"…돌아온 스타 매니저의 '원픽'

김지성 기자 2023. 1. 1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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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증시전망-릴레이 인터뷰⑨]최웅필 에이펙스자산운용 대표

[편집자주] 불확실성의 시대다. 미국의 긴축 강도와 속도, 글로벌 경기 침체, 지정학적 리스크 등 모든 게 예측불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진다.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투자전략 수립을 위한 '투자원칙'도 중요하다. 지난해 주식시장 하락에 마음 고생한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증시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짚어본다.

최웅필 에이펙스자산운용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매크로(거시경제) 상황이 고금리, 경기 침체로 가고 있다. 가치주 중에서도 성장 요소를 갖춘 기업을 주목할 때다"

최웅필 에이펙스자산운용 대표는 머니투데이와 신년 인터뷰에서 "시장은 계속 성장주에 관심을 갖지만 고금리 구조, 경기 침체로 감익이 예상되는 상황에 안정성과 성장성을 고루 갖춘 가치주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대표는 가치 투자 2세대의 대표주자다. 과거 KB자산운용 재직 당시 KB밸류포커스, KB중소형주포커스 등 가치투자 대표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KB자산운용이 가치투자 하우스로 입지를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9년부터 10년 넘게 몸담은 KB자산운용을 떠나 2020년 말 인마크자산운용 주식투자운용본부 대표를 맡았다. 이후 지난해 7월 독립해 가치투자 하우스를 표방하는 에이펙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그는 현 시점을 가치주 투자의 적기로 봤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주식시장은 쪼그라들고 시중은행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으로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성장성을 고루 갖춘 가치주라면 안정성을 도모하는 동시에 시장 반등시 수혜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 정량 지표가 낮고 정성적으로 회사의 펀더멘털이 굳건한 기업만 잘 찾아내도 굳이 고금리 상품을 찾을 이유가 없다"며 "주식이 30~40%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연 5% 상품에 투자하는 건 의미가 옅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실제로 그동안 외부 충격으로 급락했다가 시장 악재가 대부분 나오면서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20~30% 오른 기업이 굉장히 많다"며 "현재 가치주는 절대적으로 싼 국면에 있고 다른 투자 수단보다 업사이드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본업에 2차전지 성장성 갖춘 기업 주목해야
이같은 관점에서 내년에는 2차전지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순수하게 2차전지 사업만 영위하는 기업이 아닌 본업으로 탄탄한 기업 체력을 확보하고 2차전지로 성장성을 더한 기업으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산업으로 보면 2차전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업종이지만 이미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멀티플을 많이 받고 있어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본업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없는 상황에 2차전지로 성장을 붙일 수 있는 기업이라면 안정성과 업사이드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고려아연의 경우 제련이라는 기존 사업에 더해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사업, 2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 등 제련 산업의 경쟁력에 효율성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영풍도 본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 진출해 시장에서 재평가 받고 있다.

최 대표는 산업의 성장성 외 현금성 자산 규모가 큰 기업 또한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고금리 구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에 이자 수익만으로 밸류에이션 확보가 가능해서다. 동아타이어, 광주신세계, 신도리코 등 중소형주들이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기업은 경계 대상 1호로 꼽았다. 그는 "바이오 기업은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약 베이스인 회사 중 가시적 결과물이 나올 기업이 거의 없어 펀딩이 쉽지 않고 한계기업으로 가는 기업도 많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웅필 에이펙스자산운용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대형주 업황 '악화일로'…코스피, 서서히 회복할 것
최 대표는 올해 국내 증시는 박스권 횡보 속 개별 종목장이 펼쳐질 것으로 봤다. 반도체, IT 플랫폼 등 지수를 견인할 시가총액 상위 업종들의 업황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코스피 예상 범위로는 2300~2500포인트선을 제시했다.

그는 "전체 시가총액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하지만 올해보다 감익이 확실한 상황이라 내년 하반기 즈음 업황이 턴어라운드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한 지수가 한번에 우상향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카카오 등도 팬데믹 상황에서 멀티플 프리미엄을 굉장히 많이 받았지만 이익 성장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 또한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시가총액 사이즈에 충분히 반영돼 변동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대다수 투자자산의 미래는 금리 정책에 달렸다는 진단이다. 최 대표는 "물가가 언제 안정화 될 지, 금리 인하 폭은 얼마나 될 지가 관건"이라며 "금리가 다시 인하되기 시작하면 주식 기대수익률, 부동산 투자 심리 등이 서서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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