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생선가게?…감사원 간부 ‘셀프수주’ 혐의 수사
[앵커]
감사원에서 공공건설사업 분야를 담당했던 한 간부가 차명 회사를 통해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수억 원대 공사를 따낸 정황이 공수처에 적발됐습니다.
이 간부는 감사원 내부 감찰 과정에서 업자와 해외 여행을 간 사실이 드러나 수사 의뢰가 됐습니다.
홍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에 본사를 둔 한 전기공사업체의 창고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곳과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건 지난해.
감사원 간부 김 모 씨와 이 업체 간 이상한 자금흐름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등기부 등본상 대표는 박 모 씨.
하지만 실질적 사장은 감사원 간부 김 씨의 모친이었고 경영은 김 씨 동생이 맡았다고 했습니다.
자본금 상당액을 댄 건 김 씨 본인이었습니다.
[박 모 씨/업체 대표/음성변조 : "제가 대표자로 있는 게 모양새도 좋고 하니까. 공직에 있는 거 그런 거를 좀 걱정을 했던 건지..."]
문제는 공사 수주 내역입니다.
영세한 업체지만, 김 씨가 공공건설사업 감사를 총괄했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피감기관인 공기업으로부터도 여러 건의 계약을 따냈습니다.
공수처는 김 씨가 감사 무마를 대가로 일감을 받았다고 보고, 발주 업체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수억 원대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 측은 민간업체 공사는 입찰로 땄고, 공공기관 일감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받은 것일뿐 대가성은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감사원 간부 김 모 씨 동생/음성변조 : "영장이라는 게 보면 너무 잘 적어놨어요. 거짓말을. 압수 수색을 수십 군데를 했으면 감사원 직원들한테 부당하게 지시를 했다거나 그런 게 나와야 되잖아요. 그런 거는 안 나오는데."]
김 씨는 2021년 건설업체 관계자와 해외여행을 갔다가 감찰을 받고 수사 의뢰됐습니다.
당시 감사원 내부 감찰에서는 차명 업체 정황도 포착된 거로 전해졌는데, 최종 징계는 정직 3개월 처분에 그쳤습니다.
감사원은 해임 건의를 했는데 감경됐다며,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홍진아 기자 (gi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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