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폼페이오 첫 만남서 "당신이 나를 암살하려 했던 것 안다"고 언급

폼페이오는 "지금도 그렇다" 고 농담식으로 응수
폭스뉴스, 24일 출간 예정인 폼페이오 회고록 발췌본 입수해 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부활절 주말기간(3월31일∼4월1일) 평양을 극비 방문한 당시 CIA 국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부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이 지난 2018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일화를 담은 회고록을 오는 24일(현지시간) 출간한다.

미 FOX뉴스는 17일 '한치도 양보하지 말라 ; 내가 사랑한 미국을 위한 싸움(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이라는 제목의 회고록 발췌본을 입수해 소개했다.

발췌본에는 지난 2018년 3월 CIA 국장이었던 폼페이오 전 장관이 북한을 방문하는 내용이 소개돼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발췌본에서 "내가 계획했던 부활절 주말이 아니었다"며 "내 비밀 임무는 2018년 3월30일 부활절에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떠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내 목적지는 북한 평양"이라며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 중 한 곳으로 가서 그 곳에서 가장 어두운 주민인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의 당시 임무는 극소수에게만 알려진 완전한 비밀이었다고 한다.

그는 "내 목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지 못했고, 사실상 현재의 고조된 위협으로 이어졌던 과거의 실패한 노력들을 바로잡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당시 김 위원장을 처음 대면한 순간에 대해 "이 작고, 땀에 젖은 사악한 남자는 대규모 학살범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모든 매력으로 서먹한 분위기를 깨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당시 국장에게 "나는 당신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당신이 나를 암살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우리 팀과 나는 이같은 순간을 준비했지만, '암살에 대한 농담'은 '그가 당신에게 인사할 때 할 수 있는 말들' 목록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내가 CIA 국장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그의 재치 있는 농담이 이해가 됐다"고 했다.

그는 "나는 내 스스로 약간의 유머에 기대기로 결정했다"면서 "위원장님, 나는 여전히 당신을 죽이려고 한다"고 응수했다고 적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이어 "그러한 말을 주고받은지 몇 초 만에 찍은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여전히 미소를 지속 있었다"면서 "그는 내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당시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과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8년 6월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폼페이오 전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폼페이오 전 장관의 방북 당시 김 위원장과 미국 정보기관의 암살 계획을 놓고 농담을 주고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당시 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전 장관을 만나자마자 미국 정보기관이 자신을 암살하려고 하는 사실을 들어 폼페이오 당시 CIA 국장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폼페이오 국장도 "아직도 당신을 죽이려고 한다"고 농담을 해 두 사람이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고 전한 바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의 이번 회고록 출간은 오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도 "회고록은 폼페이오 전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의미있는 외교 정책 돌파구를 어떻게 진두지휘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2024년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폼페이오 전 장관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앞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