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시즌4'가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하차한 멤버 라비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기 때문이다. 라비는 지난해 5월 입대를 위해 '1박2일'에서 하차하고 뇌전증으로 4급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눈물까지 흘리며 "다시 꼭 찾아뵙겠습니다"라고 말했던 라비는 8개월여 만에 비리 의혹의 장본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KBS2 대표예능 '1박2일'은 지난 2007년 8월 '해피선데이'의 한 코너로 시작됐다. 대세 남자 스타들이 뭉쳐 전국으로 여행을 떠나 찰떡 케미를 선사하는 등 많은 남녀노소 불문 큰 사랑을 받았다. 평소 보지 못한 이들의 색다른 모습과 더불어 '복불복' 등 여러 게임도 유행시켰다. 시즌4에 이르기까지 평균 시청률 40% 이상을 기록하며 국민들에게 사랑받은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비정기적으로 멤버 대부분을 교체하고 출연진의 불명예 하차까지 이어져 '1박2일의 저주'라는 말까지 생겨난 상태다.
MC몽은 KBS2 '1박2일'에 출연 중이었던 지난 2010년 고의로 생니를 뽑아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2년 동안의 법적공방 끝에 MC몽은 발치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혐의에 대해 끝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 등에 응시하는 방법으로 병역을 미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MC몽은 '1박2일' 등 출연 중이었던 방송에서 모두 하차했고 현재까지도 '발치몽'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같은 시즌 강호동의 탈세 의혹으로 하차했다. 그는 2011년 5월 신고한 종합소득세 관련 탈세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강호동은 공식 사과와 함께 세무적인 착오였다고 해명했고 기자회견 후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약 1년 뒤인 지난 2012년 10월 연예계에 컴백했다. 같은 해 방송된 시즌2에서는 이수근이 불법도박 논란에 휩싸였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프로그램이 조기종영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2013년 12월부터 2019년까지 8월까지 무려 6년 동안 방송되며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시즌3에서는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다. '구탱이 형'으로 불리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배우 김주혁이 2017년 10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 1박2일은 그의 유작이 됐고, 당시 유호진PD와 차태현, 데프콘 등 1박2일 식구들이 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1박2일 제작진은 '김주혁 스페셜' 편을 방영하며 그를 기렸다.
이후 시즌3는 김주혁을 대신해 배우 윤시윤이 합류하며 심기일전하는 듯 했지만 정준영은 성관계 불법 촬영 및 영상 유포 혐의로 하차하면서 프로그램 존망의 기로까지 몰렸다. 여기에 당시 멤버 차태현과 김준호가 2016년 태국에서 내기골프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결국 시즌 1에 이어 긴 사랑을 받았던 시즌 3는 논란 속에 막을 내렸다.
6개월을 기다리다 2019년 12월 시즌4로 돌아온 '1박2일' 제작진은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통해 '출연자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배우 연정훈이나 김선호, 가수 딘딘, 라비, 개그맨 문세윤 등 기존 예능에서 잘 소비되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로 승부를 걸었지만 김선호의 사생활 이슈가 터졌다. 전 여친에게 혼인빙자 및 낙태를 종용했다는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것. 시즌4 100회 방송을 앞둔 상황에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이후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김선호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던 김선호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제작진은 배우 나인우가 중간투입됐다. 라비 또한 입대로 하차하면서 5인 체제를 유지하다 이번에 유선호를 들이면서 다시 6인으로 '완전체'를 이루게 됐다. 끈끈한 팀워크를 만들었던 '1박2일'을 지난해 군입대 문제로 떠나면서 큰 아쉬움을 남긴 라비다. 그는 당시 눈물을 보이며 멤버들과 함께 미래를 기약하기도 했으나 병역비리 의혹이 드러난 현 시점에는 모두 진정성 없는 거짓행보로 여겨지게 됐다.
결국 '1박2일'은 본인들이 키운 스타의 논란으로 또 다시 위기를 자초했다. 철저한 출연자 검증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재우 예능센터장은 지난 2019년 11월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를 통해 "출연자를 사전에 검증한다는 것이 여러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고 안할 수는 없다"면서 "이전과 같은 논란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신중하게 출연진을 섭외했고 관리 측면에서도 좀 더 신경을 쓰겠다"고 전했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 역시 "저희가 청문회 하듯 할 수 없고 자칫 잘못하면 뒷조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허용된 범위 안에서 최대치로 자문회의 기구를 만들겠다. 합법적인 틀 안에서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바 있다.
언제나 논란이 터지면 제작진은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 물론 반성과 성찰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까지 폄하할 수는 없다. 하지만 '1박2일'은 유독 출연진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이어진 바 있다. 심지어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사과의 진정성 여부를 떠나 끊임없이 이어지는 출연자 논란은 결국 제작진의 문제를 넘어 시청자의 피해로 이어진다. 시즌1 MC몽부터 시즌4 라비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수난사에 '1박2일'은 또 한 번 진정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