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뿌리고 욕설… ‘스카이72’ 강제집행 아수라장

법원 집행관·임차인 간 충돌
‘바다코스 54홀’ 부지만 집행

인천공항 부지 내 국내 최대 퍼블릭 골프장 운영사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를 상대로 법원이 17일 강제집행에 나섰다. 현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는 이들 간에 펼쳐진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부지를 넘기라는 법원 집행관들과, 공동점유자 불법집행 시도를 즉각 멈추라는 시설 임차인들이 맞서며 소화기가 뿌려지는 등 혼란이 야기된 것이다.

극한 대치 17일 인천시 중구 스카이72 골프클럽 앞에서 법원의 토지 인도 강제집행을 막으려는 임차인 측의 용역업체와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진입로를 막고 소화기를 분사하며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인천지법 집행관실은 이날 오전 8시쯤 중구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에서 토지 인도를 위한 강제집행을 시작했다. 전체 72홀 가운데 바다코스(레이크·클래식·오션) 54홀 부지에서 이뤄졌다. 집행관실 직원들은 ‘토지 인도 강제집행을 했습니다. 인도된 부동산에 침입하면 형벌을 받게 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잔디 곳곳에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임대 사업자와 이들이 고용한 용업업체 직원 500여명이 몸으로 막아섰다. 여러 진입로는 대형버스와 건설장비, 물차 등으로 막혔다. 법원은 낮 12시쯤 강제집행을 일부 끝냈다. 집행관실 측은 “원고 승소 판결이 났기 때문에 채무자는 마땅히 원고에게 넘겨줘야 한다”고 설득했다. 반면 임차인 측 법률대리인은 “골프장 소유권이 바뀌었다고 강제 집행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바다코스 입구 주변에는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회원들도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스카이72 후속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입찰 비리가 있었다며 강제집행이 불법이라고 외쳤다. 인천공항 토지 364만㎡ 규모를 무단 점유하고 영업 중인 스카이72 운영권 박탈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번 강제집행은 지난달 1일 대법원 재판부가 스카이72 측이 상고한 부동산 인도 소송에서 공항공사에 토지와 건물을 넘기고 시기부소유권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선고한 데 따른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