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여포’ LG, 역대 원정 최고 승률 도전

[점프볼=최창환 기자] 집 떠나면 고생? ‘원정 여포’ LG에겐 해당되지 않는 얘기다. 진지하게 역대 원정 최고 승률에 도전할만한 기세다.

창원 LG는 지난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접전 끝에 82-81로 승리했다. 2위 LG는 2연승, 1위 안양 KGC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줄였다.

LG는 올 시즌 유독 원정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DB전 포함 14경기에서 12승 2패 승률 .857를 기록했다. 이 부문 2위 KGC(13승 3패 승률 .813)에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물론, 역대 최고 승률에도 도전할만한 페이스다.

KBL은 2001-2002시즌부터 6라운드 체제(54경기)로 정규리그를 운영했다. 2000-2001시즌까지는 서울에서 중립경기도 진행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조기 종료된 2019-2020시즌을 제외하면, 각 팀들은 홈과 원정에서 각각 27경기를 소화해왔다.

이 가운데 원정 최고 승률은 2011-2012시즌 원주 동부(현 DB)다. ‘동부산성’이라 불릴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홈, 원정 모두 22승 5패 승률 .815를 기록했다. 동부는 여세를 몰아 정규리그 최다승(44승)도 작성했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LG는 올 시즌 원정에서 22승 또는 23승(승률 .851)을 따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LG의 원정 최고 승률은 2013-2014시즌의 21승 6패 승률 .778였다.

2001-2002시즌 이후 원정 최고 승률을 기록한 팀은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또한 21시즌 가운데 무려 16개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원정경기에서도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여파로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은 2019-2020시즌을 제외한 20시즌 가운데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9개팀이 따냈다. LG 역시 구단 역대 기록을 작성한 2013-2104시즌에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물론 LG의 원정경기 승률이 높은 건 고무적인 일이지만, 홈 승률이 떨어지는 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LG는 홈경기에서 6승 10패 승률 .375에 그쳤다. 10개팀 가운데 가장 낮은 승률이다. 조상현 감독 역시 “창원 팬들에게 죄송하기만 하다. 후반기에는 홈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54경기 체제 후 원정 승률 1위가 홈 승률 5할 미만에 그쳤던 팀은 2005-2006시즌 대구 오리온스(현 캐롯, 13승 14패 .481), 2012-2013시즌 인천 전자랜드(현 한국가스공사, 13승 14패 .481)에 불과했다. 이들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4강에서 만족해야 했다.

창원은 전주, 원주와 더불어 홈 팬들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도시다. 원정에서 높은 승률을 과시, 2018-2019시즌 이후 4시즌 만의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고 있는 LG로선 이제 ‘홈 스윗 홈’도 외쳐야 한다.

한편, 원정 최다연승은 2009-2010시즌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가 작성한 14연승이다. LG의 원정 최다연승은 2014-2015시즌에 달성한 9연승이며, 현재 7연승 중이다. 또한 45경기 기준 원정 최고 승률은 2000-2001시즌 청주 SK(현 서울 SK)가 기록한 13승 5패 승률 .722였다.

역대 원정 20승 이상 사례 *괄호 안은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성적
2002-2003시즌 LG 20승 7패 .741(2위-4강)
2007-2008시즌 동부 20승 7패 741(우승-우승)
2009-2010시즌 모비스 21승 6패 .778(우승-우승)
2010-2011시즌 KT 21승 6패 .778(우승-4강)
2011-2012시즌 동부 22승 5패 .815(우승-준우승)
2012-2013시즌 전자랜드 20승 7패 .741(3위-4강)
2013-2014시즌 LG 21승 6패 .778(우승-준우승)

#사진_점프볼DB(문복주, 유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