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카본블록 필터 점유율 80% 한독크린텍, 글로벌 필터 회사 꿈꾼다

대전=김효선 기자 2023. 1. 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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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품 늘리기 위해 공장 증설…내달 완공

지난 11일 대전의 한독크린텍 공장. 로봇이 대기업 등 고객에게 납품할 제품을 위해 분주하게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로봇은 제품을 하나씩 조립하는 것부터 카메라를 활용해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작업까지 해냈다. 완제품을 박스에 넣는 작업까지 로봇 하나가 도맡아했다. 기존에 사람 여러 명이 하던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생산력도 증가하게 됐다.

같은 시각 한독크린텍 내의 필터 기술 연구소에서는 연구원이 분주하게 필터를 실험하고 있었다. 각 고객사의 니즈에 맞게 여러 원료를 배합해 다양한 필터를 생산해내기 위함이었다. 고객 요청으로 필터의 성능을 실험하는 연구원도 있었다.

본사 입구에 짓고 있는 신규 공장도 눈에 띄었다. 연면적 약 1000평 규모의 신공장은 내달 완공될 예정이다. 이광규 한독크린텍 대표는 “신규 공장을 활성화해 필터뿐만 아니라 정수기 완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출 비중을 늘려 글로벌 필터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독크린텍은 카본블록 필터를 제조해 납품하는 회사로, 2003년 설립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 총액은 599억원, 자본금은 42억원이고, 매출액은 453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건 지난 2019년이었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1117.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밴드(1만3300~1만5100원) 상단에 확정했고, 일반 청약에서도 728.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카본 필터는 코코넛 열매를 태워 만들어진 활성탄을 이용해 만든 필터를 말한다. 이 필터는 물속 염소·유기화합물·냄새 등을 제거하고, 흔히 말하는 물맛을 좋게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정수기에 필수로 들어가는 필터로, 통상 교체 주기가 6개월 정도다. 수요가 계속 발생한다는 의미다.

카본블록 필터는 말 그대로 카본 필터를 압축시켜 블록 형태로 만든 것을 말하는데, 이는 한독크린텍이 30년 전에 처음 도입했다. 한독크린텍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한독크린텍에 따르면 국내 카본 필터 가운데 52%를 한독크린텍이 차지한다. 카본블록 필터로 범위를 좁히면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이광규 한독크린텍 대표가 지난 11일 조선비즈 기자에게 카본블록 필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IR 제공.

국내 정수기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독크린텍은 수혜를 봤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LG, SK, 코웨이, 쿠쿠 등 대기업에 지속해 카본블록 필터를 납품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독크린텍은 한 번도 고객이 이탈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만큼 한독크린텍 품질을 인정해준다는 의미고, 우리도 고객 니즈에 맞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염소 제거 성능에 대해 고객에게 문의가 오면 우리는 본사 연구실에서 직접 실험을 해서 즉각적으로 알려준다”면서 “타사는 보통 공기관에 의뢰를 해서 우리보다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니즈에 맞게 배합 기술을 통해 새로운 필터를 개발하기도 한다”고 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완제품 니즈가 높은 미국, 동남아 등에 납품하기 위해 정수기 완제품을 개발해 수출을 시작했다. 2월 완공될 신공장에서는 수출 비중을 더 늘리기 위해 정수기 완제품 생산 라인이 자리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한독크린텍은 30년 동안 연구·개발(R&D)을 위한 투자, 자동화 라인을 위한 설비 투자 등 끊임없이 투자했다”면서 “앞으로도 기존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투자를 할 것이고, 신규 고객도 계속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에 비해 낮은 주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내비친 그는 “회사에 이익이 생기면 늘 주주들에게 배당 등으로 돌려주려고 노력한다”면서 “한독크린텍은 전체적으로 현금 흐름 부분에서도 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신사업이 잘 된다면 주가는 당연히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독크린텍은 가정용·상업용·휴대용 정수기에 들어가는 카본블록 필터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자동차·냉장고 탈취 필터도 생산한다. 그러나 정수기 필터 매출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정수 카본블록 필터 매출 비중이 9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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