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金 가까운 관계” 쌍방울 前임원 증언…檢, ‘이재명 유착’ 정조준
쌍방울이 CB 등으로 대납 혐의
檢, 자금흐름 등 규명 주력할 듯
이화영 재판 출석한 전직 임원
“검찰에 진술한 조서 사실 맞다”
金 “李 모른다” 주장 배치 주목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쌍방울의 유착 의혹을 정조준해 본격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가까운 관계였다”는 법정 증언이 나오는 등 유착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의혹은 2021년 8월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측은 이 대표를 향해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선임한 변호사가 30여명”이라며 “변호사비가 수억∼수십억원이 들 것이라는 건 법조계 상식인데 재판 기간에 재산이 증가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 해 10월 친문(친문재인) 성향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이 단체는 이태형 변호사 수임료 관련 녹취 파일에 “‘이 변호사에게 들었는데, (그가 이 대표 측에서) 현금 3억원과 CB 2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변호인단이었던 이태형 변호사와 나승철 변호사가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를 지낸 점도 의혹을 키웠다.
검찰은 쌍방울 CB 흐름과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간 관련성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전망이다. 한 변호사는 “변호사비 대납이 되려면 쌍방울 CB 행방 등 증거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金 입국장 나타나자 시민들 고성 “하루하루 지옥 … 황제 도피 아냐”
“할 말이야 많지만 검찰에 가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이재명씨’는 전화나 뭐 한 적이 없다.”
이날 입국으로 8개월간의 해외 도피를 끝낸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 현지 이민국에 붙잡혔다. 그의 입국은 검거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수원지검은 태국에서 검거된 김 전 회장을 현지 공항에서 인계받아 태국 방콕발 국적기 탑승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김 전 회장이 탑승한 비행기는 이날 오전 8시24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지검에는 2시간을 훌쩍 넘긴 오전 10시45분쯤 검찰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그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곧바로 들어갔다. 검찰로 압송된 그는 형사6부가 있는 15층 조사실로 이동해 피의자 신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검찰 출석을 기다리던 취재진과 방송중계차들은 이 때문에 김 전 회장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위기감 커지는 野 … 박홍근 “공작수사의 전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설을 앞두고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키맨으로 꼽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국내에 송환된 데다, 대장동 개발비리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어서다.
당지도부는 단일대오 구축에 나섰지만, 내부에서는 위기감도 스멀거린다. 설 이후,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연말연시 민심도 이랬는데 설이라고 다를까 싶다”고 토로했다. 비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당장은 이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면서도 “앞으로 검찰은 계속 영장을 칠 것이고, 뭔가 계속 나올 터다.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여지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박용진 의원은 “총선 승리를 최우선 기준으로 두어야 한다”며 연일 ‘분리 대응’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부패 혐의로 기소될 시 당직 유지 여부를 심의하는 당헌 80조 적용을 두고서도 재차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성남FC 제3자 뇌물 의혹과 관련한 소환 조사를 받을 당시, 검찰에 제출한 서면진술서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전격 공개했다. A4 6쪽 분량인 해당 진술서를 통해 이 대표는 ‘대가성이 없는 적법·정당한 행정’이라는 주장을 7개 항목에 걸쳐 강조했다. 무고한 자신을 상대로 ‘검찰이 악의적 수사를 한다’는 대국민 여론전에 나선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맹공에 나섰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조폭 출신 김 전 회장이 귀국하니 이 대표가 실드(방패)를 치고 있다”며 “떳떳하다면 진실의 문 앞에 당당히 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석기 사무총장도 “일면식도 없다는데 이 대표는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영·백준무 기자, 수원=오상도 기자, 인천공항=박연직 선임기자, 김현우·배민영·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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