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 ‘슬립테크’로 3兆 수면 시장 정조준
가전업체 슬립테크 제품에 적용
매트리스 케어 비롯한 제품·서비스 출시
“바쁜 일상 속 수면하기 어려운 현대인 많아”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SK매직 등 가전 기업들이 ‘슬립테크’(숙면을 도와주는 IT 기술)로 소비자의 숙면을 돕기 위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18일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수면을 돕는 관련 전자 제품 시장이 지난 2011년 4800억원 규모에서 2020년엔 3조원 규모까지 525% 성장했다. 업계는 현대인의 수면시간이 불충분한 만큼 질 좋은 수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시몬스는 지난 2021년 기준 한국인의 수면시간이 7시간 51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8시간 22분보다 31분 부족해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숙면에 대한 관심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관련 산업도 점차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태다.
가전업계도 숙면을 돕는 제품과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거나 출시를 준비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제어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전제품을 ‘수면모드’로 전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1월 서울 성수동에서 스마트싱스의 수면모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비스포크 공기청정기를 무풍 모드로, 에어컨은 체온에 적합한 온도로 전환하는 등 숙면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직접 조성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앱에 다른 회사의 수면 관련 제품을 등록해 제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를 확대해 숙면을 원하는 이용자의 선택 폭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예를 들어 스마트 조명의 경우엔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하지 않지만, 스마트싱스에 호환될 수 있는 다른 회사의 제품을 앱에 등록해 전원을 끄고 킬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스마트싱스에 등록된 타사의 스마트 조명의 종류는 80종이 넘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싱스를 통해 숙면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라이프스타일 전체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경우 슬립테크가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 출시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수면 분야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에이슬립은 인공지능(AI)을 토대로 수면 중 숨소리를 마이크를 통해 인식하고 수면 단계에 맞춰 숙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술을 개발하는 헬스케어 업체다. 에이슬립의 기술이 LG전자의 가전에 적용되면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이 사용자의 수면 시간에 맞춰 소음을 줄이거나 최적인 온도를 스스로 설정하는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엔 국내 사물인터넷(IoT) 브랜드 헤이홈과 협업해 전동커튼, 스마트 전구, 스마트 플러그를 비롯한 숙면을 도울 수 있는 제품을 가전 제어 플랫폼인 씽큐 앱에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이용자는 씽큐 앱을 통해 전동 커튼을 여닫거나 스마트 전구의 전원을 자유롭게 끄고 켜며 수면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코웨이는 지난달 수면 전문 브랜드 비렉스를 론칭했다. 새로운 소재와 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통해 수면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브랜드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비렉스 스마트 매트리스의 경우 내장된 캡슐의 공기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매트리스의 푹신한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머리, 허리, 다리 부위별로 매트리스의 높낮이를 조절해 근육 이완을 돕는 기능도 적용돼 있다.
가전 렌털 전문 기업인 SK매직도 매트리스 방문 관리 서비스인 ‘일회성 매트리스 클리닝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전문 기사가 직접 방문해 자외선 살균 등을 통해 프레임과 매트리스에 있는 먼지와 진드기를 제거해주는 서비스다. 매트리스의 브랜드와 관계없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가전업계는 수면 관련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쁜 일상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수면의 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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