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포괄적 주식교환, 합병과 유사…증여세 계산 때 합병규정 준용해야"

과세관청 "신주 주가, 시가보다 과대평가…차액은 증여 성격"
1·2심 "증여세 부과 처분은 적법"…대법원 "재판 다시 해야"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기업의 합병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해 증여세를 계산할 때는 합병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가 과세관청을 상대로 낸 증여세 과세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코스닥 상장법인 B사는 비상장법인 C사 주식을 전부 인수하면서 C사 주주들에게 B사 주식을 발행해 주기로 하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C사 최대주주 A씨는 계약이 정한 기준에 따라 B사 신주를 배정받았다.

과세관청은 세무조사 후 C사 주가가 시가보다 과대평가돼 A씨가 차액 상당을 증여받았다며 A씨에게 세금을 부과했다. 이에 A씨는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따른 증여이익을 산정할 때 구 상속세및증여세법(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의9(기타이익의 증여 등)와 구 상증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주식의 평가에 관한 일반규정)를 적용한 과세관청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도 증여이익 산정 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의9가 바탕이 된다고 판단했지만 A씨가 새로 받은 B사 신주 가액과 원래 보유하던 C사 주식가액간의 차이, '변동 전후 가액'을 평가할 때는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28조(합병에 따른 이익의 계산방법)를 준용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합병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증권거래법 등은 주식의 포괄적 교환의 경우 합병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28조는 합병계약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주식의 시세변동으로 인해 증여세가 부과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막기 위해 평가기준일을 대차대조표 공시일이나 합병신고일 중 빠른 날로 앞당기는 등 합병법인 평가가액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산정하도록 한다.

대법원은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도 합병처럼 불합리하게 증여세가 부과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증여이익 산정 시 구 상증세법 시행령 28조를 준용할 필요가 있다"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