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16강 그 후…김영권·김태환 베테랑의 '겨울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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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수비수이자 지난해 울산 현대를 17년 만에 K리그 왕좌에 올린 김영권(33) 김태환(34)은 선수 황혼기 또다른 성장통과 마주한다.
김영권은 일본, 중국에서 클럽 커리어를 쌓다가 지난해 울산을 통해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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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이자 지난해 울산 현대를 17년 만에 K리그 왕좌에 올린 김영권(33) 김태환(34)은 선수 황혼기 또다른 성장통과 마주한다.
‘빠른 90년생’인 김영권은 김태환과 동갑내기 친구처럼 지낸다. 지난해 김영권이 울산에 입단했을 때 김태환이 가장 먼저 다가와 클럽하우스를 소개해주는 등 팀 적응에 도움을 줬다. 김태환도 김영권이 중앙 수비를 책임지게 된 것을 반겼다. 둘은 기어코 수비를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팀이 갈망하던 K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는 데 시너지를 냈다. 또 지난해 말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에 나란히 승선, 한국 축구가 12년 만에 16강 꿈을 이루는 데도 힘이 됐다.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이룬 2022년을 뒤로 하고 두 베테랑에겐 겨울 성장통이 예고돼 있다.
김영권은 일본, 중국에서 클럽 커리어를 쌓다가 지난해 울산을 통해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국가대표 센터백답게 안정적인 방어력과 빌드업으로 울산 수비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컨디션이 떨어지고 경미한 부상으로 우승 경쟁 팀 전북 현대와 현대가 더비를 포함, 일부 경기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겨울월드컵’ 여파로 리그 일정이 빡빡하게 진행되면서 폼을 되찾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노련하게 이겨냈다. 김영권은 하반기 A매치 기간 부상으로 차출되지 않았을 때 충분한 휴식과 회복,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컨디션을 되찾았고 울산의 우승과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보탬이 됐다.
현역 시절 명수비수로 활약한 홍명보 감독은 김영권이 K리그 2년 차를 성공적으로 보내려면 더 강한 훈련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홍 감독은 “김영권은 해외 리그에 있을 때 광저우 헝다 등 우승권 팀에서 주로 뛰었다. (소속팀보다) 강한 상대와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 K리그는 어느 팀을 만나도 타이트하고 강하다. 지난해 많이 느꼈을 것”이라며 “나이도 있기에 (K리그에서 잘 하려면)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몸을 만들고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권은 동계전지훈련 기간 이전보다 강한 훈련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태세다. 선참급으로 후배 앞에서 나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따른다. 또 스승 홍 감독처럼 꿈의 월드컵 4회 출전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준비가 미래를 좌우한다.
김태환도 독을 품고 있다. 지난해 늦은 나이에 꿈꾸던 월드컵 대표팀에 처음 승선했지만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워낙 승리욕이 강한 성향이어서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서운한 감정을 주변 사람도 느꼈다고 한다. 울산에 돌아와 새 시즌을 대비하고 있으나 당시 허무한 마음이 가시지 않을 만하다.
그러나 홍 감독의 조언 속에 다시 축구화 끈을 강하게 동여맨다. 홍 감독은 “아무래도 월드컵에 가서 뛰지 못하면 실망감이 크다. 그래도 그 무대를 밟은 것 자체가 인정받았다는 것 아니냐. 베테랑이니 스스로 어떻게 대처하면서 나아가야 할지 알 것”이라고 독려했다. 월드컵 출전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기분 좋은 성장통이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김태환은 동계전훈 기간 웃음을 되찾으며 ‘성숙한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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