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로 향한 만시니, 옛 영광 되찾을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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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만시니가 컵스에서 부활할까.

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1월 15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가 트레이 만시니와 2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만시니는 2년 동안 연봉 1,400만 달러가 보장되며 2023시즌 350타석 이상을 소화할 경우 2023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 그리고 타석 수에 따라 최대 700만 달러의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지난시즌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마치고 FA가 된 만시니는 스프링캠프 소집을 약 한 달 앞두고 새 팀을 찾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모든 커리어를 보낸 만시니는 빅리그 데뷔 8년만에 내셔널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다만 지난시즌부터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 만큼 큰 환경의 차이는 아니다.

인센티브 옵션과 옵트아웃 조항이 걸린 옵션 모두 타석 수가 기반이다. 이는 단순한 '건강 우려'보다는 복합적인 요소가 결합된 것이다.

만시니는 지난 2020시즌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이겨냈고 2021시즌 복귀해 재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21-2022시즌 부상 없이 건강했다. 만시니는 대장암 이전까지는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이 없는 건강한 선수. 다른 부상이 아닌 '질병'이었던 만큼 경기 중 당한 다양한 부상보다는 우려가 크지 않다.

옵션 조항은 '타석 수'지만 이는 성적에 대한 것에 가깝다. 올겨울 컵스는 다양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코디 벨린저, 에릭 호스머, 댄스비 스완슨 등 '빅네임'들이 많이 합류했다. 물론 벨린저와 호스머, 만시니는 'FA 대박'이 아닌 재기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주전 보장을 받을만한 이름들이 대거 합류한 것은 사실이다.

1루수와 코너 외야수, 지명타자를 소화하는 만시니는 모든 포지션에 경쟁자가 있는 상황이다. 외야에는 스즈키 세이야, 이안 햅, 벨린저가 있고 1루와 지명타자를 소화할 자원으로는 호스머와 팀이 기대하는 유망주 맷 머비스가 있다. 만시니는 캠프부터 시즌까지 계속 자리를 얻고 지키기 위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건강한 선수에게 다소 뜬금없는 타석 옵션 조항은 결국 만시니가 이들과 경쟁에서 승리해 주전 자리를 따낼 경우 더 많은 돈과 권리를 주겠다는 의미다. 물론 큰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할 경우를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소 기복은 있지만 만시니는 그래도 검증된 타자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돼 2016년 데뷔해 빅리그 5경기를 경험한 만시니는 5경기의 '체험 기간' 동안 3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2017년 본격적인 메이저리거 커리어를 시작하며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시즌 도중 볼티모어를 떠날 때까지 6시즌 701경기를 소화하며 .270/.334/.463 117홈런 350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154경기에서 .291/.364/.535 35홈런 97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부진했다. 볼티모어와 휴스턴에서 143경기에 출전했고 .239/.319/.391 18홈런 63타점을 기록했다. 볼티모어에서 기록한 성적(92G .268/.347/.404 10HR 41RBI)은 나쁘지 않았지만 휴스턴 이적 후 51경기에서 .176/.258/.364 8홈런 2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만약 만시니가 휴스턴에서 보인 부진을 컵스에서도 이어간다면 인센티브는 커녕 옵트아웃 권리마저 손에 넣지 못할 수도 있다.

만시니는 정교함과 장타력을 두루 가졌다. 리그 정상급의 파워를 가진 타자는 아니지만 리그 평균 이상의 강하고 빠른 타구를 날리는 선수다. 삼진이 리그 평균보다 조금 많지만 최근에는 볼넷을 얻어내는 능력이 좋아졌다. 또 직구에 대해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다. 부진한 시기에도 직구 대처능력 만큼은 유지했다.

오는 3월 31세가 되는 만시니는 아직 충분히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나이다. 컵스에서 2023시즌 부활을 알린 후 옵트아웃을 선언해 FA 시장으로 향한다면 다음 오프시즌에는 더 좋은 평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

확실하게 '윈 나우' 버튼을 누른 것은 아니지만 스완슨과 대형 계약을 맺은 컵스는 단기 계약을 여러 건 성사시키며 당장의 성적에도 도전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과연 만시니가 컵스에서 부활을 알리며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을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트레이 만시니)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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