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박소담, "목소리 잃을 뻔 했지만...아프길 잘했다"[SS인터뷰]

조은별 2023. 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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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소담(32)은 영화 '유령'을 촬영하던 2021년 상반기, 몸의 이상을 느꼈다.

◇'유령'서 권총 쏘는 유리코 역...여성 콤비 이하늬에게 감사 몸이 아픈 상태였지만 그렇게 힘들게 촬영에 임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령' 속 박소담은 하드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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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배우 박소담(32)은 영화 ‘유령’을 촬영하던 2021년 상반기, 몸의 이상을 느꼈다. 데뷔 이후 쉬지 않고 소처럼 일했던 그는 당시만 해도 ‘번아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악물며 이겨내려고 했다.

“현장에 나간 게 두려웠던 건 처음이었다. 몸이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매일 내 연기를 의심하던 시기였다. 그 날의 촬영을 마치면 울면서 홀로 땅굴을 팠다.”

모든 촬영을 마친 뒤 건강검진을 받았다.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유령’의 후시녹음까지 마쳤다. 그는 “수술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목소리를 잃을 뻔 했다”고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목이 아팠지만 현장에 워낙 먼지가 많아 갑상선 이상인지 몰랐다. 알고 보니 이미 목안에 혹이 10개나 생겼고 임파선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의사선생님이 ‘조금만 늦었다면 목소리 신경을 잃을 뻔 했다’고 하셨다.”
큰 병을 앓은 사람은 삶에 대한 애착이 커지는 법이다. 박소담은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영화 ‘특송’이 개봉했을 때만 해도 수술 직후라 목소리도 안 나오고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목소리를 찾기까지 걸린 시간은 6개월. 하지만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혼자 외국여행을 다녀왔다.

원래 2주로 계획했던 여행은 스페인을 거쳐 스위스 융프라우, 영국 런던,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관람까지 34일로 늘었다. 박소담은 “그간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없었다. 별명이 ‘충무로의 공무원’일 정도였다. 영화 ‘기생충’ 대사처럼 ‘무계획’적으로 떠난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 청년들과 함께 밥도 먹고 외국 분들이 나를 많이 알아보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요즘은 호르몬 약을 먹고 매일 필라테스를 하며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얼마 전에는 해외에서 열린 시상식에 MC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내 목소리로 인사드릴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활짝 웃었다.
◇‘유령’서 권총 쏘는 유리코 역...여성 콤비 이하늬에게 감사

몸이 아픈 상태였지만 그렇게 힘들게 촬영에 임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령’ 속 박소담은 하드캐리한다. 극중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비서 유리코 역을 맡은 그는 극 초반 앙칼지고 자기 중심적인 인물을, 후반부에는 물불 안 가리며 몸을 던지는 액션연기를 펼친다.

“총을 들고 연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은 권총이지만 아무리 가벼워도 4㎏에 달한다. 매일 총을 들고 다니며 손에 감각을 익혔다.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 근력운동도 계속했다.”

배우 이하늬는 현장에서 ‘엄마’처럼 박소담을 돌봐줬다. 영화초반, 박소담이 이하늬에게 욕설을 퍼붓는 장면까지도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줬다.
박소담은 “이하늬가 아니면 이 정도의 에너지도 끌어올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카메라가 돌든 돌지 않든 하늬 선배님은 나를 엄마처럼 챙겨줬다. 최근에는 갑상선에 좋은 오일을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다. 받기만 하는 걸 미안해하는 내게 ‘너는 또다른 후배들에게 베풀면 된다’고 말씀하셨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제 막 건강을 회복한 그는 스스로를 더욱 아끼며 길게 가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감독님과 상대배우가 요구하는 걸 바로 해낼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드는 게 1번 목표다. 영화 현장은 밤샘 촬영이 많은데 낮밤이 바뀌어도 괜찮은 몸 상태를 만들겠다.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를 함께한 이순재, 신구 선생님이 VIP 시사회에 오셔서 ‘고생 많았다’고 격려해주셨는데 선생님들처럼 길게 가는 배우가 되겠다. 이제 겨우 데뷔 10년 차 아닌가.(웃음)”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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