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탄탄해진 코스피, 다시 2400 넘어설까
외국인 5일째 '사자'에 거래대금도 7% 증가
"악재 완화 속 기대감만으로 상승" 한계 지적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9거래일 간의 상승세를 멈추고 17일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코스피가 숨고르기를 한 뒤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은 여전하다. 외국인이 5일째 ‘사자’에 나서고 있는 데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거래대금 역시 투자심리 회복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코스피 랠리가 실적 개선이나 정책 이슈 없이 단지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던 만큼, 상승 재료가 소멸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47포인트(0.85%) 내린 2379.39에 거래를 마쳤다. 마디지수인 2400선을 장 중 한 때 탈환하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세를 내줬다.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9거래일 동안 이어진 연속 상승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나쁘지 않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를 1808억원 사들이며 5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올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를 순매도한 것은 단 하루(10일·2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1400원을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238.70원에 마감했다. 달러 강세가 완화하며 외국인들의 지갑은 점차 열리고 있다.
게다가 수급도 탄탄해졌다. 상승세가 이어진 기간(1월 3~16일)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6조9054억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의 일 평균 거래대금(6조4205억원)보다 7.6% 증가했다.
물론, 거래대금은 지난해 이맘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조금씩 증가한 점은 분명 의미 있는 호재라는 평가다.
실제 코스피가 연속 상승하면 거래대금은 늘어난다. 상승장을 기대하고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바로 직전 9거래일 연속 코스피가 상승했던 2020년 8월 3~13일 일 평균 거래대금은 16조92억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일 평균 거래대금(15조 1630억원)보다 5.5% 증가한 바 있다.
13거래일 연속 증시가 상승하며 코스피가 최장기간 랠리를 펼쳤던 2019년 9월 4~24일에도 일 평균 거래대금은 13조6992억원으로 직전 13거래일 평균(12조9922억원)보다 5.4% 늘어난 바 있다.
상승세 멈춘 코스피…‘기대감’의 한계
다만 코스피가 2400선을 돌파해 안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날 코스피가 9거래일 간의 상승세를 멈춘 것 역시 상승동력 자체가 약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주가상승의 원동력은 ‘기대감’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6.5% 올라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p)에 머무를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상승은 경기 확장이나 기업 실적 호전 등이 뒷받침된 게 아니라 통화정책 기조 완화, 환율 안정 등 기존 악재가 줄면서 반응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며 “가격 반등에 앞서나가는 기대를 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지수는 지난해 말 비관적이었던 증시 수급이 정상화한 정도”라며 “코스피가 2500~2600선까지 가기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도 난관이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4분기 어닝시즌이 8거래일 지난 가운데 증권가는 연이어 눈높이를 하향하고 있다. 퀀트와이즈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증권가는 4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를 최근 1주일 사이 8.4% 하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예상치도 6.5% 낮췄다.
이미 실적발표를 한 삼성전자(005930)만 해도 감산 기대감으로 연초 이후 10.3% 상승하며 6만1000원을 가리키고 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37.4% 밑도는 ‘어닝쇼크’급 실적이었다. 앞으로 SK하이닉스나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2600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가치(밸류에이션) 상향과 실적 전망 상향이 필요하다”며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추가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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