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유동성 불안감 지속…새해 들어 2.7조 현금화

신병남 기자 2023. 1. 1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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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보험업계 채권 매매 움직임이 새해 들어 활발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약 보름간 판매한 채권 규모만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험업계 유동성 문제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며, 보험사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증거"라며 "저축성보험 판매가 늘어난 만큼 RP매도가 줄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건 '불황형 해약'이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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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까지 채권 2조7134억원 매도…한 달만에 채권 매도세로 전환
보험해지 늘면서 해지환급금 증가 분석…채권시장 경색 완화 영향 평가
ⓒ News1 DB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주춤했던 보험업계 채권 매매 움직임이 새해 들어 활발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약 보름간 판매한 채권 규모만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유동성 위기 발생 우려가 올해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채권시장 경색 분위기가 완화하자 현금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이달 들어(1~16일) 장외시장에서 채권 2조7134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에는 1조2363억원을 순매수해 유동성 이슈가 잠잠해지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지만, 매도세로 돌아섰다.

보험사들은 장기물 채권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릴 정도로 은행·연기금과 함께 가장 많은 물량을 소화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의 국채 매수 금액은 전체 유통물량의 14.8%다.

그간 보험사는 보험상품(부채) 만기가 길어 자산운용도 장기물 채권을 늘리는 형태의 전략을 택해왔다. 안정성이 높은 국채 등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게 업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지난해 9월부터 채권을 내다 팔고 현금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월별 순매도 규모는 △9월 6317억원 △10월 2조2319억원 △11월 3조5534억원 등이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보험업계에 유동성 불안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험업계 유동성 문제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며, 보험사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증거"라며 "저축성보험 판매가 늘어난 만큼 RP매도가 줄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건 '불황형 해약'이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긴급자금이 필요하거나 보험료 납입이 힘들어 보험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해약환급금은 지난해 6월 3조원에서 8월 4조1000억원, 10월 6조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 한도와 판매 채널을 축소해 해지방어에 나서고 있다.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을 담보로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의 95% 범위 내 일정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채권 시장 경색 분위기가 풀리면서 금융당국의 시장 유동성 관리 기조가 완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당국이 은행들의 은행채 차환을 허용한 데 더해 1월 들어서는 채권금리도 떨어지면서 채권시장이 다시 도는 분위기"라며 "채권 매매를 강하게 막았던 당국 기조가 일시적으로 완화함에 따라 보험사들이 현금 마련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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