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일사불란' 檢 사정 칼날…文정부 당시 로비 의혹까지 확대

이비슬 기자 2023. 1.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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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흐지부지됐던 '옵티머스 펀드사기' 재수사
'역점' 코로나·태양광 사업 부정 추적…전방위 압박
ⓒ News1 DB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문재인 정부 관련 의혹을 전방위로 들여다보는 검찰의 수사가 연초부터 일사불란하게 돌아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 정부 당시 수사가 흐지부지됐던 '옵티머스 펀드사기'도 재수사하면서 국책사업과 인사 관련 의혹에 이어 로비 의혹까지 사정 칼날을 겨누고 있다.

현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어 전 정부를 둘러싼 의혹들 중 일부는 조만간 실체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적지 않다. 수사 결과에 따라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검찰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옵티머스' 1년6개월 만에 재수사…'文청와대' 연루 의혹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남부지검은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했던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 자료를 넘겨받아 재수사에 돌입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2017년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안전 자산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을 속이고 부실채권에 투자해 1조30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일으킨 사건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와 금융당국 관계자를 대상으로 로비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21년 8월 사건 관계자 대부분을 무혐의로 판단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흐지부지 끝난 수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과 함께 2년여 만에 남부지검에 부활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른바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남부지검 합수단은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조직적 투자 사기와 주가 조작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이다. '검수완박' 시행으로 위축된 검찰 수사력을 증명하기 위한 기회로도 평가받는다.

합수단은 전 정부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모펀드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관련 사건도 배당받아 집중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2022.4.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지난해 9월 '국가재정범죄합수단'을 출범한 서울북부지검은 문재인 정부 당시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태양광 비리 의혹은 국가 재정을 유용한 범죄를 중점 수사하는 북부지검 합수단이 맡은 첫 번째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전주시 소재 태양광 업체를 압수수색했으며 허위 세금 계산서 발급이나 가짜 태양광 시설 설치를 포함한 사업 관계자들의 위법 정황을 집중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부지검은 이 밖에도 종편 채널 TV조선의 사업 재승인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고의로 점수를 깎았다는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에만 방통위 간부 1명을 구속하고 관계자 줄소환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한상혁 방통위원장까지 윗선 수사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 정권 전방위 압박…연내 수사 결과 가시화 주목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은 대부분 문재인 정권과 야권 인사를 향하고 있다.

합수단 없이 식품의약안전 중점청을 맡고 있는 서울서부지검은 문재인 정부가 진행한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임상 지원 사업' 당시 기업들이 부당하게 선정됐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정부 대표 과업이었던 '방역'으로 사정 칼날을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서부지검은 이 밖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고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이유로 2018년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폐지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당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2.12.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정부 2년차에 접어들면서 검찰 수사 결과도 가시화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탈북어민 강제 북송', '서해 피격' 사건은 관계자 기소 및 신병처리 연내 마무리를 향해 치닫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전 정권 인사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으로 서울동부지검이 수사 중인 '블랙리스트' 사건은 검찰 인사 시즌인 연초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내년 4월로 예정된 22대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주요 사건 수사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도 내비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은 최근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환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 사건을 포함해 검찰이 전 정권을 향한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검찰 조직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는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어떤 방향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증거가 가리키는 곳만을 찾아가 진실을 밝혀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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