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푼 재건축]①규제 완화에 '안전진단' 족쇄 푼 '목동'…현장 분위기는 '아직'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정부가 고금리 여파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해소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기대감에 따라 아파트 가격 하락 폭도 줄어들고 있다. 그간 재건축 족쇄로 불리던 정밀안전진단 기준도 완화하며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아파트가 점수 조정을 거쳐 '재건축' 판정을 받는 단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중 이뤄질 것으로 보여 올해도 고금리 여파가 이어져, 현장에선 규제 완화에도 당장 큰 반등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산한 중개업소…"재건축 관련 문의 아직 없어"
18일 뉴스1이 서울 목동 신시가지 등 일대를 둘러보니 부동산 중개업소엔 손님들을 찾기 어려웠다.
앞서 목동 신시가지 3·5·7·10·12·14단지와 신월시영아파트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에 따라 최근 양천구청으로부터 '조건부 재건축'에서 '재건축'으로 변경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통보받았다. 목동 신시가지 1·2·4·8·13단지는 '조건부 재건축' 결과를 통보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난 5일부터 '주택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및 '도시‧주거환경 정비계획 수립지침'을 개정‧시행 중이다. 먼저 재건축 평가항목 배점 비중이 개선했다. 구조안전성 비중이 50%에서 30%로 하향되고, 주거환경(15%), 설비노후도(25%) 비중이 각 30%로 상향된다. 조건부 재건축범위도 조정했다.
그간 평가점수가 30~55점 이하면 조건부재건축 판정을 받았으나, 조건부재건축 범위를 45~55점 이하로 조정해 45점 이하는 즉시 재건축 받도록 판정범위를 합리화했다. 목동 단지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에 따라 점수 조정을 거쳐 재건축 판정을 받게 됐다.
점수 조정을 거쳐 재건축 판정을 받게 된 단지는 서초 반포미도 2차, 노원 상계주공1·2·6단지, 상계 한양아파트 등 속속 나오고 있다. 광명 철산주공 12·13단지도 규제 완화 수혜를 받았다.
실제로 목동 일대에는 정밀안전통과에 맞춰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를 알리는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평일임에도 임장을 나온 무리들이 가끔씩 눈에 띄었다. 다만 재건축 호재에도 현장 분위기는 잠잠한 편이었다.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땐 우상향 기대"
5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호가를 조금씩 올리고 있긴 한데, 워낙 고금리라 매수 문의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며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리면 우상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중이다"라고 말했다.
3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도 "지난 1년간 전·월세 빼고 매매는 한건도 못했는데, 재건축 판정 후에도 이런 분위기가 달라지진 않았다"며 "급매물 찾는 문의도 뜸하다"고 전했다.
목동 신시가지는 지난 2021년 4월27일 서울시로부터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다. 허가구역은 면적 18㎡ 이상의 집을 사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년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매가 허가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 투자'도 할 수 없다. 이에 오는 4월26일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될지가 관심사다.
올해 첫 거래도 4개월 만에 4억원이 급락한 가격에 이뤄졌다. 재건축 판정을 받은 14단지 전용면적 74㎡는 지난 9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같은 면적이 14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억원 하락한 셈이다.
상계동의 목동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문의는 늘은 모습이었다. 재건축 호재에도 지난 5일 상계주공9단지의 전용면적 45.9㎡는 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 같은 면적이 5억87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5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다만 상계동의 경우 재건축 규제 완화 효과보다는 이달말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론 영향이 더 컸다. 특례자리보금론은 연 4%대 고정금리(만기 최장 50년)로 소득 제한 없이 9억원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노원의 경우 81%가 시세 9억원 이하로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으면 대부분의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상계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여 있지도 않다.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단지 전체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고, 가격이 2년 전 수준으로 내려와 있는 상태"라며 "급매물 위주로 찾는 전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주(1월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서 -0.7% 변동률을 보였는데, 1월 첫째주(-1.42%)에 비해 하락 폭이 둔화된 모습이었다.
일각에선 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를 위해 재초환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초환의 경우 지난해 9월 정부가 완화 방안을 발표한 뒤, 11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관한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으나 현재까지 어떤 논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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