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번식농 절반으로 ‘뚝’…한우 생산기반 뿌리부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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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우고기 도매값이 폭락해 위기감이 커졌지만 이는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한우 경락값은 2010년 1kg당 1만6000원대에서 2011년 1만2782원으로 폭락했고, 불황이 지속되다 2015년에 이르러서야 1만6000원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번 한우고기값 폭락도 소규모 농가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번식 위주인 소규모 농가가 무너지면 한우산업 생산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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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가격 떨어져 적자 가중
유명무실 생산안정제 손봐야
최근 한우고기 도매값이 폭락해 위기감이 커졌지만 이는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한우산업은 2010년대 초반에도 공급과잉에 따른 값 폭락으로 일명 ‘한우 파동기’를 거쳤다.
당시 한우 사육마릿수가 크게 늘면서 도축마릿수는 2010년 60만마리에서 2011년 71만마리, 2012년 84만마리, 2013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96만마리에 이른 바 있다. 한우 경락값은 2010년 1kg당 1만6000원대에서 2011년 1만2782원으로 폭락했고, 불황이 지속되다 2015년에 이르러서야 1만6000원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역대급 공급과잉과 값 폭락을 겪으며 한우산업 구조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2010년 당시 16만6200가구에 달했던 한우 농가수가 값 폭락기를 지나며 2015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8만9400가구로 줄었다.
특히 50마리 미만의 소규모 사육농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50마리 미만 농가는 2010년 15만3900곳에서 2015년 7만5700곳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번식 중심의 소규모 농가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한우산업이 기반부터 흔들리는 위기를 겪었던 것이다.
이번 한우고기값 폭락도 소규모 농가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50마리 미만 한우농가는 6만6678곳으로 전체 농장수 8만8633가구의 75.2%를 차지한다. 과거 사례에서 볼 때 이번 가격 파동기 이후 2025년에는 이들 농가 가운데 약 30%가 줄어든 4만6644농가만 남을 것이란 게 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의 예측이다.
실제로 2023년 평균 생산비를 추정한 결과 50마리 미만 사육 농가는 한우 비육우 한마리를 출하하면 약 3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한우를 출하할수록 적자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5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들의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번식 위주인 소규모 농가가 무너지면 한우산업 생산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크다. 실제로 한우값이 떨어지면서 연이어 송아지 가격과 수요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GS&J인스티튜트에 따르면 한우 인공수정률은 2021년 3월 80.4%에서 지난해 11월 70.4%로 크게 감소했다.
송아지 가격도 하락세다. 농협축산정보센터 월별산지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7개월 암송아지값은 198만8000원, 수송아지는 303만5000원으로 1년 전(332만8000원·423만9000원)에 견줘 각각 40%, 2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한우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송아지 생산안정제를 현실화하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송아지 생산안정제는 송아지값이 폭락할 때 차액을 보전함으로써 번식 기반을 안정화하고자 마련한 제도로, 2000년 처음 시행됐다. 하지만 당시 설정한 가임암소 기준이나 안정기준가격 등 발동 조건이 현 상황과 맞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상곤 경상국립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가임암소 마릿수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송아지 생산안정제의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번식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기준을 현실화하거나 송아지 생산안정제를 대체할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소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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