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고기 설 특수용 물량 남아돌아…수입 확대 흐름도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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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은 한우산업 성수기 가운데 하나지만 올해는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이 예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설 이후에도 출하 대기물량이 지속적으로 한우고기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산지 대기물량이 쌓이고, 해당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연중 한우고기값에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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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간 평균 경락값 전년보다 ↓
명절 성수기 무색…출하지연 탓
저능력 암소도태도 하락 부채질
“연착륙 기조 위해 지혜 모아야”
설 명절은 한우산업 성수기 가운데 하나지만 올해는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이 예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설 이후에도 출하 대기물량이 지속적으로 한우고기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설(1월22일) 명절이 시작되기 4주 전부터 1주 전(2022년 12월25일∼2023년 1월14일)까지 3주간 전국 도매시장에서 한우 평균 경락값은 1㎏당 1만623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2월1일)을 앞둔 같은 기간 동안 평균 경락값(1㎏당 2만151원)과 비교해 19.5%나 떨어진 것이다. 2015년 연평균 한우 경락값이 1만6284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명절 성수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이는 최근 몇달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자 명절 특수를 기대하고 농가들이 출하를 지연한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한우 거세우는 30∼31개월령에 도축이 이뤄지는데, 설과 같은 대목을 앞두고서 32개월령 이상 사육을 이어가는 때가 많다. 축산물이력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말 기준 32개월령 이상 한우 거세우 사육마릿수는 모두 4만7898마리로 1년 전과 비교해 15%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율이 3.3%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설을 앞두고 유독 출하대기 물량이 늘어났던 것이다.
최근 진행한 저능력 암소 도태운동에 따른 추가적인 가격 하락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태어날 송아지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암소 감축운동은 그 자체로 큰 의의가 있고 한우산업을 유지할 핵심 대책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한우고기 공급량이 늘게 돼 가격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60개월령 이상 암소 사육마릿수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앞으로 해당 물량이 도축장에 쏟아지면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산지 대기물량이 쌓이고, 해당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연중 한우고기값에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공급량이 늘어났지만 이를 받쳐줄 소비시장이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인상과 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계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한우고기 소비여력도 줄어들었다. 현시점에서 한우고기를 외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여건도 마땅치 않다.
이정환 GS&J인스티튜트 이사장은 “한우 거세우 출하 지연에 따라 앞으로 도축 대기물량이 많아지면서 상당 기간 출하마릿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도축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도록 연착륙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매년 늘어나는 쇠고기 수입물량도 올 한해 한우고기값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쇠고기 수입물량은 47만6050t으로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국내 한우고기 도매가격이 약세를 보이면 수입량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호주의 쇠고기 생산량 증가와 중국의 쇠고기 수입량 감소 영향이 맞물려 올해 우리나라 쇠고기 수입량은 전년보다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산(2026년)과 호주산(2028년) 쇠고기의 무관세 수입을 앞두고 수입량 확대 기조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 팀장은 “한우고기 산업 연착륙을 위해 모든 관련 기관이 지혜를 모을 때이며, 특히 한우고기 품질을 강화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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