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서 역대급 예우받은 尹, 37조 오일머니 성과…중동교두보 구축

최동현 기자 나연준 기자 2023. 1.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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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순방 결산…UAE 역대 최대 투자 유치·정부·기업 MOU 48건
제3국 원전 수출·SMR 개발 '활로'…김건희 '외교 내조'도 주목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에서 확대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아부다비·두바이=뉴스1) 최동현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2년 차 첫 순방지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경제 보따리'를 두둑하게 채웠다. UAE의 역대 국가 간 최대 투자 규모인 300억달러(37조원) 유치를 약속받았고, 제3국 원전 수출 공동 진출 등 경제 협력의 발판이 될 정부·기업 간 양해각서(MOU)도 대거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3박4일간 UAE를 국빈 방문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한국 최초의 수출 원전인 '바라카 원전' 시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ADSW) 및 한-UAE 비즈니스 포럼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바라카 원전' 14년 쌓은 신뢰, 300억불 오일머니로 돌아왔다

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의 초점을 '경제'에 두고 움직였다.

지난 15일 한-UAE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300억달러(약 37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것이 대표적이다. UAE 국부펀드가 한국에 3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공약은 양해각서가 아닌 한-UAE 정상 공동성명서에 명기됐다.

모하메드 대통령이 약속한 '300억달러' 투자는 UAE의 역대 국가 간 투자 중 최대 규모다. UAE는 앞서 영국 100억파운드(약 15조원), 중국 50억달러(약 6조2000억원), 프랑스 15억유로(약 2조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는데, 한국에 대한 투자 규모는 이들 세 나라의 합보다 많다.

UAE의 파격적인 투자는 우리 정부로서도 뜻밖의 성과였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15일 정상회담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달러 투자를 결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 최초의 수출 원전이자 중동 최초의 원전인 '바라카 원전'에서 비롯됐다.

바라카 원전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수주해 14년에 걸쳐 약속한 기일과 예산 범위 내에서 건설이 진행됐다. 1·2호기는 상시 가동 중이며, 3호기는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모하메드 대통령이 언급했던 '신뢰'는 바라카 원전을 통해 14년간 쌓여 오늘날 '300억달러 오일머니'로 돌아온 셈이다.

UAE로부터 이끌어낸 투자는 원전과 방산, 수소·태양광 에너지 분야 등 양국의 전략적 협력 분야에 고루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한-UAE 투자협력 플랫폼(가칭)을 구축해 양 정상이 합의한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콘래드 아부다비 에티하드타워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페이스북) 2023.1.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세일즈 외교'…MOU 48건 체결

순방에 동행한 대규모 경제 사절단도 '세일즈 외교'에 적극 나섰다. 한-UAE 정상회담과 한-UAE 비즈니스 포럼 등을 통해 체결된 MOU는 총 48건이다. 경제 사절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대·중소기업 기업인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대통령 임석 하에 양국은 원자력·에너지·투자·방위산업·기후변화 분야 등 총 13건의 MOU를 맺었다.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 참석한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수소·신재생·저탄소 등 총 7조5000억원 규모의 MOU 24건이 체결됐다. 개별적으로 진행된 MOU도 11건이나 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MOU는 양국 경제협력을 한 차원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정부는 MOU를 토대로 기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촘촘히 지원하고 수출전략회의 등에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UAE 비즈니스 포럼과 연계해 열린 한-UAE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우리 기업 36개사와 UAE 바이어 105개 등 총 141개 기업이 참여한 상담회에서는 기술협력, 공동진출 등 다양한 협력 방식에 따른 257건의 1대1 상담을 통해 추진한 계약 규모가 1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알다프라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에서 열린 3호기 가동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1.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한-UAE '신뢰 상징' 찾은 尹…SMR 개발·제3국 원전 수출 '활로'

'원전 수출' 교두보를 마련한 점도 대표적인 순방 성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16일 모하메드 대통령과 함께 양국 협력의 상징인 바라카 원전을 방문했는데, 이는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선언이자 제3국 원전 수출의 활로를 연 행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과 UAE 양국이 바라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며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UAE에서의 추가 원전 수주 및 제3국 공동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한국과 UAE는 국내외 청정에너지 개발을 선도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통해 상호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신규 원전 수출, 소형모듈원전(SMR) 등 최신기술 활용 및 청정수소 생산 등을 통해 경제적, 환경적 이익을 창출해 나갈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와탄 대통령궁에 전시된 타원형 조형물 앞에서 누라 알 카아비 UAE 문화·청소년부 장관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알 카이비 장관은 “부는 돈과 기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부는 사람에게 있으며 사람에게 쓰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라는 故 자이드 대통령의 말을 소개했으며, 김 여사는 “조형물과 대통령의 글이 이 곳을 더욱 의미 있고 훌륭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건희 여사도 '외교 내조'…만수르 친분 쌓고 'UAE 국모'와도 인연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외교 내조'도 주목받았다. 김 여사는 국내에 '만수르'로 널리 알려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 'UAE 국모'로 불리는 셰이카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알 케트비 여사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김 여사는 15일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대통령의 국빈 오찬에서 만수르 부총리 옆자리에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만수르 부총리는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한국 방문 때 들를 만한 좋은 장소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김 여사는 "한국을 찾으면 관광지를 추천해주겠다"며 향후 별도로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같은 날 UAE 수도 아부다비의 '바다궁'에서 모하메드 대통령의 어머니인 파티마 여사의 초청 만찬에 참석했는데, 두 사람은 '엄마와 딸' 수준의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파티마 여사는 김 여사의 미모와 인문학적 소양에 큰 감명을 받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가 오갔다는 전언이다. 파티마 여사는 한국 방문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은 15일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연내 방한을 공식 제안했는데, 김 여사와 인연을 맺은 만수르 부총리와 파티마 여사도 함께 한국을 찾게 되면 'UAE 대통령가(家)' 차원의 방한이 성사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파티마 여사도 (한국에) 초대하는 그런 계획도 생각한다는 식으로 좋게 얘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모하메드 대통령이 금년 중 편리한 시간에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초청했다"며 "모하메드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마음속 '제2의 고향'이라면서 기쁜 마음으로 조만간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양국 국기를 든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UAE 대통령궁에 '태극기', 환영식엔 '낙타병'…역대급 예우 '눈길'

UAE 정부 측의 '역대급 예우'도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UAE를 '국빈'(國賓) 자격으로 방문했는데, 우리 정상이 UAE를 국빈 방문한 것은 1980년 양국 수교 후 처음이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영공에 진입하자 UAE 공군 전투기 4대가 비행했고, 국빈의 격식에 맞게 의전·경호 인력·차량을 제공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수행을 위해 누라 알 아키비 문화청소년부 장관을 '영예 수행'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UAE는 영빈관 격인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을 윤 대통령 부부의 숙소로 제공했으며, 대통령궁 지붕 위로 태극 무늬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푸른색 조명을 밝혔다. 수도 아부다비 시내 도로변에는 태극기가 내걸렸다. UAE 정부는 현대차 제네시스 G90을 여러 대 사들여 윤 대통령의 공식 수행원들에게 의전 차량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한-UAE 정상회담이 열린 15일에는 공식 환영식에서 예포 21발, 도열병, 어린이 환영단 외에 80기의 기마병, 100기의 낙타병, 전통 공연, 전투기 7대의 에어쇼가 펼쳐졌다. 정상회담은 대통령 공식 행사 궁인 '알 와탄 궁' 내에서도 메인 궁궐에서 열렸다.

대통령실은 환영식에 낙타병이 배치된 것에 대해 "낙타는 사막을 함께 건너는 동반자를 의미한다"며 "UAE 측이 외빈을 환영하기 위해 낙타병을 대규모로 도열시킨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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