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위한 의학지식 전하는 ‘사이언티픽 파트너십’ 형성”
(지디넷코리아=조민규 기자)제약사 내에서 의학부는 그동안 의약품에 대한 임상 등 학술적 부분을 의료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외부 교육‧연구, 의료인 대상 학술교류, 브랜드 및 커머셜 전략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고, 최선의 결과 도출을 위해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부서와 협업을 진행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는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본사나 타 국가 지사에 치료제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등 글로벌 아스텔라스와의 가교(架橋) 역할뿐 아니라, 최근에는 의학적 자문을 넘어 제품 전략 개발 및 플랜 수립, 영업‧마케팅 지원 등 업무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구혜원 전무가 이끌고 있는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는 항암제를 맡고 있는 항암팀(Oncology), 면역억제제 및 비뇨기 제품을 맡고 있는 스페셜티팀(Specialty), 내부 프로젝트 및 교육 등을 담당하는 오퍼레이션 엑설런스팀(Operation Excellence)까지 총 3개 팀,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경아 항암팀 팀장은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조스파타’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고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방광암, 위암 등 주요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의 성공적인 론칭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의학부는 초기 단계부터 담당을 지정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혜 스페셜티팀팀장은 “장기이식, 자가면역 및 비뇨기과를 메인으로 담당한다”라며 “비교적 시작 단계에 있는 항암팀과 달리 스페셜티팀은 특허만료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오리지널리티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의료진을 도와 치료 영역의 수준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미 메디컬 어드바이저는 “항암팀에서 조스파타와 해당 치료영역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현재 포지션은 메디컬 어드바이저로, 임상 현장의 의료 전문가들과 의학적 의사소통에 50%, 조직 내부에서 의학적 지원 역할을 50% 정도 할애하는 하이브리드 된 역할이다. 아스텔라스 입사 후 세일즈 부서와 마케팅 부서를 거쳐 현재 의학부에서 속해 있으며, 가장 오래 근무한 부서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의 차별점은
아스텔라스에서 의학부는 ‘공동 브랜드 리드’(Co-Brand Lead)라고 부른다. 보통 의학부는 타 부서의 요청 또는 규정에 따른 수동적인 역할이 많았지만, 현재는 서포트 역할을 넘어 브랜드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스텔라스 의학부는 마케팅 부서보다 먼저 시장을 파악하고, 의료진으로부터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수집해 사업부와 브랜드 전략을 수립한다. 김영혜 팀장은 “의학부가 과거 지원부서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 브랜드 전략을 리딩하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글로벌 추세이고, 아스텔라스는 선두주자로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약품 허가에 있어 훨씬 이른 단계에서 의학부를 배치하고 허가 준비에 나서는 것은 다른 제약사와 차별점이다. 박경아 팀장은 “보통 허가 2~3년 전 초기 단계부터 의학부가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의약품의 개발부터 허가, 급여, 론칭, 특허 등 의약품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깊게 관여를 하고 있으며, 이는 제품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의학부의 의사결정 참여가 확대되면서 타 부서와의 협업도 중요하다. 박경아 팀장은 “의학부는 의약품의 상업화를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커머셜 부서와 역할이 구분되지만,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추고 적절한 가이드와 대안을 제시하면서 학술적 기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타 부서와 협업했을 때 파트너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의학부에 의견을 구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한데 의료진과 소통한 내용을 다른 부서에 즉각 공유하려고 노력한다. 의료진 입장에서 의학부, 마케팅팀, 영업팀 모두 아스텔라스 직원이기 때문에 공유된 정보를 다른 부서도 의료진과 미팅에서 활용할 수 있다”라며 “부서 간 유기적인 소통은 업무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혜원 전무는 “진료 현장의 의료진과 직접 소통하는 의학부의 역할을 ‘필드 메디컬’(Field Medical)이라고 부른다”라며 “임상 현장에서 의료 전문가들과 의학적 소통을 하는 데 있어 초창기 마케팅‧영업 부서와 소통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역할이 명확해지면서 의료진도 학술적 관점에서는 의학부와 영업‧마케팅 부서를 구분해 교류한다”고 말했다.
조윤미 메디컬 어드바이저는 “한국아스텔라스는 각 제품별로 브랜드팀이 구성돼 있는데 의학부, 마케팅, 영업, 커머셜 엑설런스, 마켓 엑세스, RA 등 여러 부서가 참여한다”라며 “각 부서의 전문성은 유지하되, 같은 목표를 향해 하나의 팀으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협업하고, 함께 인정받는다”라고 밝혔다.
일례로 조스파타 사례를 들었는데 허가 당시 3상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동반진단(CDx) 검사가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상황으로 동반진단 검사로 허가되면 의료진들이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개발부가 이슈를 제기에 의학부는 현장에서 국내 각 기관에 PCR 기반의 FLT3 변이 검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검사의 정확도가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허가팀이 관계 당국과 논의해 FLT3 변이를 현행대로 각 기관의 PCR 기반 검사로 시행해도 조스파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사항에 반영하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그는 “의학부의 메디컬 어드바이저는 약 50%의 시간을 의료진과 직접 교류하며 의학 정보를 전달하고 의견을 구하는 필드 인터랙션(Field interaction)에 할애하고 있다”라며 “단순히 제품 정보 전달을 넘어 의료진에게 관련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최신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전달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구한다. 질환 및 환자 치료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이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필요한 데이터로 만드는 등 회사의 전략 설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혜 팀장은 “전문성을 갖추고 공부도 지속하지만 의료진으로부터 접하는 진료 현장은 공부한 것과는 다를 때가 많다”라며 “그래서 의료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통찰력 취합’이라고 한다. 의료진에게 정보전달 뿐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고 어떤 미충족 수요가 있는지를 소통을 통해 발견한 것이 추후 방향 설정에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통 채널의 다양화, 디지털 소통 전환 등 변화하는 의학부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의학부에서도 업무 방식의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의료진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 비대면 및 원격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디지털 전환으로 다양한 채널이 활성화됐고, 의료진의 선호도 늘었다. 의학부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비대면의 효율적인 부분과 대면이 공존하는 뉴노멀(New-normal)한 소통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구혜원 전무는 “개인적으로 대면 소통을 선호해 비대면을 불편하게 느꼈던 사람 중 하나다. 하지만 새로운 흐름은 후퇴하지 않고, 비대면 소통 방식도 그럴 것이다”라며 “의료진들이 비대면의 편리함을 어느 정도 경험한 상태이고, 학회의 경우도 하이브리드로 진행되면서 많은 의료진이 참석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부분을 반영해 의료진 선호도에 맞는 소통 방안을 고안해 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역량 강화 ‘위클리 저널 클럽’…의료진과 토론하는 레귤러 저널 클럽도 운영
조윤미 메디컬 어드바이저는 “한국아스텔라스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이자 실무자로서 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은 ‘위클리 저널 클럽’(Weekly Journal Club)이다. 매주 부서원들이 돌아가며 담당 질환 영역이나 제품과 관련된 논문을 주제로 발표하고 청중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자리로,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의학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다”라며 “위클리 저널 클럽에 참여하면 서로 다른 TA의 다양한 지식들을 교환하며 한층 더 깊은 전문지식을 습득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정을 통해 통합적인 사고를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경아 팀장은 “위클리 저널 클럽은 현재까지 100개 이상의 다양한 주제로 65회 저널 클럽을 진행해 왔고, 의학부 내에서만 진행하는 것이 아닌 유관 부서를 초빙해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켜 더 높은 수준의 협업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며 “위클리 저널 클럽 준비가 힘들 때도 있다. 날카로운 질문도 나와 심도 있게 공부하고, 청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 구성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전했다.
구혜원 전무는 “한 분야에서 오래 전문성을 키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착화될 수 있는데, 위클리 저널 클럽에서 젊은 부서원들의 과감한 제안과 아이디어를 들으면서 나도 많이 배우고 있다. 또 외부로 발전시켜 제품 담당자가 한 달에 한 번 의료진과 만나 발표와 토론을 하는 레귤러 저널 클럽도 진행되고 있는데 의료진도 가치 있게 평가하고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라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배울 수 있는 우리만의 프로그램이 잘 정착화 되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이언티픽 파트너십’ 형성…의학 지식을 환자 위한 가치로
2023년도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의 목표는 ‘사이언티픽 파트너십’(Scientific Partnership) 형성이다. 이를 통해 의학 지식이 환자를 위한 가치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한다는 포부다.
구혜원 전무는 “진정한 의미의 사이언티픽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사이언티픽 파트너라는 지향점을 갖고 지금까지 달려왔고, 현재 ‘파트너십’에 도달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의료진과 의학적 의사소통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과 채워야 할 부분을 스스로 파악하고 끊임없이 공부해 기회를 모색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사이언티픽 파트너’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부가 재편된 지는 3년 됐는데 2020년은 조직을 구성하고 기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시기였고, 2021년은 시작하는 단계로 내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의료진들과 교류를 시작했으며, 2022년은 사이언티픽 파트너십의 새로운 형태를 시도하는 단계였다”라며 “올해는 사이언티픽 파트너십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의학 지식이 환자를 위한 가치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아스텔라스 의학부는 OOO이다’
‘미라클’로 정의한 구혜원 전무는 “그동안 여러 조직을 관리해봤지만, 한국아스텔라스 의학부처럼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팀은 처음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아스텔라스 의학부는 부서원들은 활력이 넘치고 서로가 긍정 에너지를 주고받는 느낌이다”라며 “의학부는 고고할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는데 타 부서의 요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협조하려 하며, 구성원들이 모두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다양한 부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자이저’로 정의한 김영혜 팀장은 “의학부는 끊임없는 배우고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없으면 못 하는 일이다. 모두 에너지가 넘치고 열심히 하다 보니 팀 분위기도 좋고 회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라고 정의한 박경아 팀장은 “의료진이 위급하거나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언제든지 가장 먼저 연락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편한 친구 같은 존재였으면 한다. 또 내부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도 의학부 의견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연락해 묻고 조율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멀티태스커’라고 정의한 조윤미 메디컬 어드바이저는 “의학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만나는 부서다. 의료진부터 심평원, 식약처 등 정부 관계자와 회사 내부 수많은 부서와 소통을 한다”라며 “갖춰야 하는 역량도 많고 업무도 다양하다. 의학부는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운 부서라서 멀티태스커라고 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약사 의학부 취업을 고려한다면...
의‧약사 전문인력들의 제약사 취업이 늘고 있다. 이들이 의학부에서 근무하려면 어떤 업무능력이 필요할까. 전문성을 갖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른 사람들과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구혜원 전무는 “제약사 근무에 대해 각자가 느끼는 장점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회사 소속이다 보니 휴가를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해외 출장 등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라며 “의학부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의사나 약사로 근무한다면 본인이 주도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지만, 회사는 팀으로 움직여야 하며 공통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함께 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은 적응하기가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혜 팀장은 “의학부는 여러 사람을 만나 소통하며, 때로는 설득과 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 회사에 속해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추되 의학부로서 학술에 중심을 두고 업무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고객을 대하는 과정에서 두려움이나 압박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의학부에 빨리 적응해 나간다”라며 “회사는 새로운 일도 훨씬 많고 이슈도 다양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면서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사고가 필요하다. 이러한 성향에 맞는 사람들은 제약사에 빠르게 적응하고, 의학부 업무에도 흥미를 느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조윤미 메디컬 어드바이저는 “의학부는 늘 새로운 배움과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제약‧바이오산업은 변화가 많은 산업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들과 학술적으로 교류하고 임상 및 제품 등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의학부가 있다”라며 “의학부를 선택하면 원 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kio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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