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기업들 왜 판교권 몰려드나 했더니… ①공간②인재③투자 다 잡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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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산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철강과 조선, 자동차, 화학 등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것)' 기업들이 잇따라 IT 산업 중심지 판교로 이사했다.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을 포함한 수도권 여러 사무 공간을 새 사옥 '글로벌R&D센터(GRC)'로 통합, 판교 시대를 선언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동판교'로 불리는 삼평동 일대에 삼성중공업, SK케미칼, SK가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자리 잡으면서 누린 업무 공간 증대 등 여러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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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 부럽지 않은 업무·생활 시설 갖춰
#. 현대제철 서울사무소 직원들은 올해 첫 근무일인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 오피스'로 출근했다. 신분당·경강선 판교역과 이어진 그레이츠판교에 마련된 새 둥지엔 스마트 오피스·완전 자율좌석제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빼닮은 근무 체제까지 갖췄다. 서울 등 곳곳에 흩어졌던 직원들이 한데 모여 판교에 둥지를 튼 철강사는 현대제철이 처음이다.
굴뚝 산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철강과 조선, 자동차, 화학 등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것)' 기업들이 잇따라 IT 산업 중심지 판교로 이사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 사옥을 새로 짓거나 임대해 연구개발(R&D)은 물론, 사업 지원이나 영업의 새로운 전진기지를 갖춘 것이다. 고객사는 물론 대중에게도 미래 지향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새로운 사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단인 셈이다.
① 넓고, 새롭다… '창의적 공간' 확보
이들이 판교로 눈을 돌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넓은 공간과 좋은 인재를 얻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엔 국내 1위 조선사 한국조선해양을 품고 있는 HD현대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간판을 바꿔 달고 정자동에 터를 잡았다.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을 포함한 수도권 여러 사무 공간을 새 사옥 '글로벌R&D센터(GRC)'로 통합, 판교 시대를 선언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동판교'로 불리는 삼평동 일대에 삼성중공업, SK케미칼, SK가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자리 잡으면서 누린 업무 공간 증대 등 여러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실제 16일 방문한 GRC 내부는 미래 도시가 열린 듯한 설계로, 창의적 발상에 안성맞춤 공간으로 탄생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예전 사옥에서는 공간이 모자라 구성원들이 원했던 여러 시설들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며 "사옥 이전 계획을 짤 때부터 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①어린이집 ②피트니스 센터 ③구내식당 ④도서관 등을 갖추는 데 상당히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관계자 역시 "넓다는 것 자체도 과거보다 좋아진 점"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공간 운영의 초점을 직원들이 좀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자는 데 맞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A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입주한 분당두산타워는 물론 최근 입주한 현대제철 내부는 네이버, 카카오 등 웬만한 IT 기업 부럽지 않은 시설을 갖췄다"고 귀띔했다.
② 인재 확보·집적 효과…"서울보다 낫다"
널찍한 업무 공간과 뽐낼 만한 복지 시설은 인재 영입에도 경쟁사보다 훨씬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를 중심으로 2030 IT 인력이 판교로 몰린 것은 10년도 넘었다"며 "유연한 근무 환경을 중시하는 문화가 빠르게 퍼지면서 일반 사무직과 연차 높은 직원들도 판교에서 일하고 싶어한다"라고 했다.
서울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며 상대적으로 거주비가 낮은 경기도를 선호하는 요즘 분위기에도 맞아떨어지고, 출퇴근 시간대 교통 불편이 덜하다는 점도 판교가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로 꼽힌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한곳에 모이면서 '집적 효과'도 덤으로 누릴 수 있게 됐다. 스마트 조선소 개발(조선), 수소환원제철 설립 및 자동화(철강), 미래차 기술 연구(자동차) 등이 기존 터줏대감이었던 IT 업체들과의 빠르고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차 선행기술원이 같은 건물을 나눠 쓰게 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③"부동산가치 10년 새 3배" 만점 투자
부동산 투자 관점에서도 판교 사옥 이전은 최적의 선택이라는 의견이 많다. 삼평동 소재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2010~2012년 사이 입주한 동판교 지역 입주 사옥들 가치는 10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 뛰었다"며 "2020년만 해도 판교로 엮이지 않았던 정자동 일대도 NHN만 있었을 때와 달리 분당두산타워와 HD현대가 들어서면서 판교의 연장선상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했다. 정자동 인근 또 다른 관계자는 "HD현대가 들어서면서 버스정류장이 생기는 등 인근 접근성도 좋아져 건물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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