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역사적 임무는 개헌 [한국이 갈 길: 원로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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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23년 대한민국 국력은 교차점에 있다.
"요즘 큰 방향은 자리 잡았는데, 그 이전에는 좀 성급했다. 쫓기고 서두르고 초기 과욕이 있었다. 최근 미래를 주제로 방향을 잡은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윤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문 정권이 흔든 국가의 기본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 즉 '백 투 더 베이직'이다. 두 번째는 미래 지향적 비전을 던져주는 건데, 요즘 제시한 3대 개혁이 그런 것이다. 세 번째는 정치생태계, 사회생태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다. 그게 개헌인데, 이거를 시작만 해 놓고 떠나더라도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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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3년 대한민국 국력은 교차점에 있다. 과거의 성취를 모은 오늘의 국력은 단군 이래 정점에 섰다. 그러나 잠재성장률, 인구통계, 사회갈등 등 현재의 변화를 추적하면 미래는 암담하다. 성취를 지키고 밝은 미래를 유지하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원로 5인의 냉정하지만 따뜻한 조언을 5회에 나눠 소개한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를 ‘기본을 망친 실패한 정부’로 규정했다. 윤석열 정부는 흐트러진 기본을 세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정 이사장의 조언을 별도로 묶어 소개한다.
_문재인 정권을 평가해달라.
“문 대통령은 20년쯤 지나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너무 분탕질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자기 정치기반과 지지층만 데리고도 국정이 굴러간다고 생각했다.”
_윤석열 정부의 9개월은 어떤가.
“요즘 큰 방향은 자리 잡았는데, 그 이전에는 좀 성급했다. 쫓기고 서두르고 초기 과욕이 있었다. 최근 미래를 주제로 방향을 잡은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윤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문 정권이 흔든 국가의 기본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 즉 ‘백 투 더 베이직’이다. 두 번째는 미래 지향적 비전을 던져주는 건데, 요즘 제시한 3대 개혁이 그런 것이다. 세 번째는 정치생태계, 사회생태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다. 그게 개헌인데, 이거를 시작만 해 놓고 떠나더라도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_윤 대통령이 개헌 물꼬를 터야 하나.
“윤 대통령은 역사에 큰 점을 찍을 기회가 있다. 여소야대로 야당이 의회를 가로막고 있어서 일을 잘해서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자기를 버리고 역사적 선택(개헌)을 하면 역사에 큰 점을 찍을 것이다.”
_윤 대통령 통치 스타일은 어떤가.
“요즘 방향은 잘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 정부 때 잘못된 부분을 돌려 놓는 작업을 하려는데 여소야대 상황으로 디테일에 진전이 없다. 그렇다면 야당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협조받으려는 노력이 안 보인다. 야당 당수에 대한 사법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이때에 협조가 쉽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 같이 갑시다’ 이런 걸 해야 한다. 경청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뭐랄까 성품이 격정적이다. 숙고형ㆍ사유형은 아니다. 그래서 많이 경청해야 된다. 이제 취임 1년이 다가온다. 초기 1년은 국민들도 허둥대고 뒤뚱거리는 걸 이해한다. 그러나 1년이 지나고도 그러면 안 된다. 부하의 말을 경청하고, 야당 얘기도 경청하고, 언론의 얘기도 경청해야 된다. ‘백 투 더 베이직’을 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저항을 받아 투쟁적인 것 같은데 이제는 더 많이 들어야 된다.”
_윤 대통령이 바꿔야 할 점이 있다면.
“대통령적 시각과 검사적 시각이 각각 8 대 2는 돼야 하는데, 아직도 반반이다. 현실감도 더 가져야 한다. 이상주의자들의 얘기보다는 현실감 있는 참모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예컨대 대북 안보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불안감을 느끼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불안감의 근원적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북한하고 부딪혀서 싸우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 국민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북한이 함부로 덤비지 못하도록 대비를 단단하게 하는 거다.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안보 체제가 제대로 돼 있는지 재점검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 안보태세의 허점이 있다면 계속 보강하고, 북한의 행동에 반드시 우리가 단단하게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걸 국민 앞에 보여서 안심시켜야 한다.
관료를 윤 대통령이 원하는 개혁에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관료들이 책임지고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옛날엔 그렇게 했다. 그런데 지금 관료들은 힘도 없고 의지도 없다. 미래지향적 개혁을 하려면, 관료들을 끌어 안고 한 배에 태워야 한다.”
▲정덕구 이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IMF 교섭과 외채협상 등을 주도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때는 부품소재, 중간재 등 산업구조개편에 힘썼고 17대 의원을 지냈다. 2007년 독립싱크탱크인 니어재단을 설립, 한반도 미래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외환위기 징비록’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극중지계 1, 2’ 등이 있다.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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