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명 vs 500명… 스카이72, 소화기·물대포 아수라장

법원, 골프장 부지 인도 강제집행
운영사 저항에 일부 부지만 완료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옆 골프장 ‘스카이72’에서 시설 운영사와 임차인 측에서 고용한 용역 직원들이 강제집행에 나선 인천지법 집행관실 직원 등에게 소화기 분말을 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골프장 운영사 측은 골프장 부지 소유권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는데 지난달 1일 대법원이 인천공항공사 승소 판결을 확정하면서, 이를 근거로 이날 법원이 강제집행에 나섰다. 하지만 운영사 측이 용역 직원 500여 명을 동원해 이를 막아서면서 이날 충돌이 빚어졌다. /공항사진기자단

인천국제공항 옆 골프장 ‘스카이72′ 부지와 시설물에 대해 법원이 17일 강제집행을 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운영사 및 임차인 측과 충돌이 벌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부지를 반환하라‘는 대법원 판결에도 운영사가 이행하지 않자 법원은 강제집행에 들어갔고 이날 일부 부지만 완료했다.

인천지방법원 집행관실은 이날 오전 8시쯤 인천시 중구 영종도 스카이72 골프 클럽에서 토지 인도를 위한 강제집행을 시작했다. 집행관실 직원들은 스카이72 골프장 내 바다 코스(54홀) 입구에서 진입을 시도했다. 인력 600여 명이 투입됐다. 그러나 운영사 및 시설 임차인 측은 용역 업체 직원 500여 명을 동원해 강제집행을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소화기와 물대포가 분사됐고, 고성과 욕설도 오갔다.

법원의 협조 요청을 받은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관 250여 명을 골프장 인근에 배치했다. 경찰은 이날 법원의 강제집행을 방해한 8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집행관실 직원들은 바다 코스 내 클럽하우스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바다 코스 골프장 필드로 이동해 강제집행을 진행했다. 법원 집행관실은 이날 오전 10시 5분쯤 바다 코스 부지에 대한 강제 집행을 완료했다. 나머지 하늘 코스(18홀) 부지와 바다 코스 내 클럽하우스, 사무동은 강제집행을 하지 못했다. 법원은 나머지 골프장 시설에 대한 강제집행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이번 강제집행은 인천공항공사가 골프장 운영사인 스카이72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지난달 1일 “스카이72 사업자는 인천공항공사에 토지와 건물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스카이72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자기들이 설치한 시설물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등 부지를 돌려주지 않았다.

스카이72는 2002년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유휴지에 대한 개발 사업 시행 협약을 맺었다. 협약 당시 양측은 계약 종료 시점을 ‘제5 활주로를 건설하는 2020년 12월 31일’로 정했으나 제5 활주로 착공 시기가 미뤄지면서 다툼이 발생했다. 공사는 계약 기간이 끝났다며 스카이72에 골프장 시설 전부를 넘기라고 했지만, 스카이72는 계약 만료가 ‘제5 활주로 착공’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계약 기간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사는 2021년 스카이72를 상대로 토지 반환과 소유권 이전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