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73% “올해 경기 더 나빠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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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국가 지도자와 기업인, 경제 전문가가 모여 세계 경제의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작년보다 더 나빠져 본격적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암울한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과 주요 7국(G7) 정상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세계 경제의 악화 전망까지 나오며 예년보다 침울한 분위기에서 치러지고 있다.
WEF는 16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2023년 포럼의 첫날 행사에서 “세계적 경제 전문가 5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경제 전망을 조사한 결과, 3명 중 2명꼴인 63%가 세계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침체 가능성이 ‘낮다(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3명 중 1명(32%)에 불과했다. ‘어느 정도 그렇다(45%)’와 ‘매우 그렇다(18%)’ 등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 대세였다. WEF는 “공급망 마비와 물가 급등(인플레이션) 문제가 계속 지속되면서 (투자와 소비, 생산이 맞물려 증가하는) 경제 선순환을 가로막을 것이란 우려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침체(저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전망됐다. 유럽의 경우 모든 응답자(100%)가, 미국에 대해서는 대다수(91%)가 ‘매우 약한 성장’과 ‘약한 성장’ 등 저성장을 예상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은 58%가 보통 수준의 성장을, 37%가 저성장을 예상해 경제 침체 가능성을 선진국만큼 높게 보지는 않았다. 중국의 경우 저성장을 예견한 이가 48%, 보통(38%) 및 강한 성장(14%)을 예견한 이가 52%로 전망이 반으로 갈라졌다. WEF는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 가능성 속에서도,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지역별 차이는 물가 상승률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과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고물가 현상(심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본 경제 전문가들은 각각 5%와 16%에 불과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 비율이 24%와 57%로 껑충 뛰었다. 유럽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물가 앙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디아 자히디 WEF 전무는 “고물가와 저성장, 높은 금융 비용(이자율)의 악재가 민간의 투자 의욕을 약화시켜 세계 경제의 성장세를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됐다”며 “아시아에 비해 미국과 유럽의 전망이 더 나쁘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제 전문가들보다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회계·경영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이날 다보스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441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4명 중 3명인 73%가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올해 세계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대답을 한 사람은 18%에 불과했다. 로버트 모리츠 PwC 회장은 “새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본 CEO의 비율이 지난 12년 새 가장 높았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지난해 초와 비교해 기업들의 미래 전망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올해 세계 경제 악화로 인해 기업들이 맞게 될 가장 큰 위협을 인플레이션 지속(40%)으로 꼽았다. 세계 경제와 개별 국가 경제 등 거시경제 변동성 심화(31%)가 둘째였고, 우크라이나 전쟁 후폭풍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증대(25%)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해킹 등 사이버 위협(20%), 신종 코로나 등 보건 위협(14%), 기후변화 심화(14%), 사회적 불평등 악화(6%) 등도 올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CEO 중 40%는 자신의 회사가 혁신하지 않고 기존 사업 방식을 계속 유지할 경우, 10년 후에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PwC는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이 올해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지난해에 비해 26%나 줄었다”며 “이는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대 하락 폭으로, 그만큼 CEO들의 위기감이 크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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