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金 서로 “모른다”는데 金 비서실장은 “아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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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해외로 도피한 지 8개월 만인 17일 입국해 검찰로 압송됐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등 이 대표와 관련한 여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공항에서 이 대표를 “모른다”고 했다. 도피처였던 태국에서 압송되기 직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와 만나거나 전화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도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전 비서실장은 이날 다른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가까운 관계였다”고 증언했다.
아직 누구 말이 맞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드러난 정황을 보면 두 사람이 정말 모른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당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대북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과 함께 중국에서 북한 인사를 만나 광물 개발 사업권을 받고 그 대가로 북측에 최소 200만달러 이상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쌍방울은 임직원 60여 명을 동원해 이 돈을 중국으로 밀반출했다. 자금 밀반출은 김 전 회장도 인정한 내용이다.
쌍방울은 대북 사업을 염두에 두고 이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2018년과 이듬해 경기도와 아태협이 공동 개최한 남북 교류 행사 비용 수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이 지사는 북한 고위 관료들이 참석한 이 행사를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했고, 그 행사를 총괄한 사람이 이 대표 측근인 이화영 부지사였다.
이 대표 주변 인물 상당수도 쌍방울과 연관돼 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수사를 받을 때 변호인이었던 사람은 2019년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이 대표의 지난 대선 캠프에도 참여했다. 같은 사건의 또 다른 변호사도 쌍방울 계열사 사외이사 출신이다. 쌍방울의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그래서 불거진 것이었다. 이화영 부지사도 부지사로 발탁되기 전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렇게 얽힌 관계인데 ‘모른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서로 얼굴을 보지 않았어도 깊은 관계일 수 있고, 얼굴을 보았어도 특별한 관계가 아닐 수 있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어느 쪽인가.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사건’으로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시절엔 몰랐던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남시장 시절 그와 함께 해외 출장을 가 골프를 치고,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대면 보고를 여러 차례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 거짓말을 한 혐의로 기소까지 됐다. 이 대표가 쌍방울과 무관하다면 국민 앞에 분명하게 입증해야 하고, 검찰도 정확한 증거로 실체를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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