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일관계, 깊은 질곡서 개선”… 기시다 “조속히 현안 풀자”
3년만에 서울서 합동회의 개최
“양국, 다시 동행할 결심 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한일 관계는 지난 몇 년간 가장 어렵고 깊은 질곡에 빠져있었으나, 최근 들어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한일·일한 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가 대독한 메시지에서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건설적 논의를 했다”며 “양국 간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도모하기를 기대하며 윤 대통령과 긴밀한 의사 소통을 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주 우리 정부가 징용 문제 해법을 공개한 이후 양국 정상이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민간 교류 기구인 한일·일한 협력위원회가 열린 것은 3년 만이다.
이날 회의에서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양국 관계가 치유 불가능한 상태로 가기 전에 새로운 길로 나아가면서 ‘다시 동행할 결심’을 해야 한다”고 했다.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국제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우리 정부의 징용 해법에 대해 “일본에서도 커다란 주목을 받았으며 한국이 해결책을 공개토론회에서 내놓은 그 투명성, 민주성,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선 정부가 내놓은 ‘제3자 변제’ 방식을 두고 여야가 격론을 벌였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다른 정파(야당)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했고,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냈던 안도 비슷하다”며 “이번이 거의 마지막 해법이고, 여야가 함께 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재옥 의원은 “여러 상황이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일본의 책임을 전적으로 면죄해주고, 일본 전범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 싸워왔던 우리 피해자들을 능욕하는 행위”라며 “치욕적인 안”이라고 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은 “피해자들의 동의와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야당과 대화하는 걸 겁내지 말라”고 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정부안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일본으로부터 호응 조치가 아무것도 없다면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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