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장도 용서… 막말한 野인사 무릎꿇고 사과하자 설 선물 보내
“왜곡된 정보에 현혹됐더라도 잘못 인정하면 받아들일 수 있어”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상호 변호사에게 새해 선물을 보냈다. 조 변호사는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시절 북한의 천안함 폭침 관련 “함장이 부하들을 다 수장(水葬)시켰다”는 막말로 파문을 일으켰던 인사다. 한때 최 전 함장이 조 변호사를 고소까지 했던 악연이지만 사죄와 용서를 통해 손을 잡았다.
최 전 함장은 이달 초 조 변호사의 서울 금천구 사무실로 택배를 보냈다. 내용물은 ‘대한민국 해군’에서 제작한 탁상용·벽걸이 달력, 수병(水兵) 로고가 그려져 있는 캐릭터 주차 번호판 등이었다. 조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최원일 함장님의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며 인증 사진을 올렸다. 지난해 추석 때도 명절을 맞아 최 전 함장이 선물을 보냈다고 한다.
조 변호사는 2021년 6월 방송에 출연해 “최원일 함장은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켜 놓고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다른 패널들이 “위험한 말씀”이라고 했지만, “함장이니까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자기는 살아남았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송영길 대표가 국회를 찾은 최 전 함장과 유가족에게 사과했고, 조 변호사도 이틀 만에 “사죄드린다”고 했다. 최 전 함장은 조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조 변호사가 최 전 함장, 생존 장병들과 함께 전사자들이 묻혀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것이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됐다. 당시 조 변호사는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고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무릎을 꿇고 사과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만나 대화했다. 다만 일부 생존 장병들은 ‘여전히 조 변호사를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조 변호사는 “함장님의 말씀을 항상 마음 깊이 새기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 전 함장은 “왜곡되고 잘못된 정보에 현혹됐던 어느 누구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용기를 내 준 조 부위원장에게 감사하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욕은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 전 함장과 생존 장병들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사단법인 ‘326호국보훈연구소’를 통해 천안함 정책 연구, 기념 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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