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0년 준비하는 고대의료원 “질병 없는 인류 위한 미래의학 구현”

태현지 기자 2023. 1. 1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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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모금 캠페인’ 본격 시작
2028년까지 2000억 원 달성 목표
4년간 800억 원 모으며 금액 확대
김종익 선생의 기부 정신 계승
국내 나눔 문화 확산 위해 노력
고려대의료원은 ‘미래의학 선도’, ‘사회공헌 혁신’, ‘미래인재 육성’ 등을 테마로 설정해 100주년 맞이 기금 조성을 위한 모금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고려대의료원이 제작해 전하고 있는 모금 안내 이미지.
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영훈)이 설립 100주년인 2028년을 목표로 미래의학 실현을 위한 대규모 모금 캠페인을 전개한다.

2018년 말 기금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조직적인 모금 활동을 개시한 고려대의료원은 4년 동안 8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모으며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올해 말까지 모금액 1000억 원 돌파가 예상됨에 따라 의료원은 더욱 많은 이들과 힘을 모아 2028년까지 100주년 기금 2000억 원 달성을 가시화하기로 했다.

의료원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류를 위한 ‘미래의학 선도기금’, 공존하며 상생하는 세상을 위한 ‘사회혁신 공헌기금’, 뉴노멀(New Normal)을 개척하는 ‘세계인재 육성기금’ 등 시대정신과 사회적 의료기관의 역할을 아우르는 세 가지 테마를 선정해 새로운 100년의 의학을 창조할 대대적인 모금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Again 65 캠페인 새로운 기부문화 창조

2021년 6월 고대의료원은 거액 기부를 통해 숭고한 뜻을 펼친 우석 김종익 선생의 정신을 잇고 메디사이언스파크의 감염병치료제 및 국내 백신개발·연구 기금 조성을 위한 ‘Again 65 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약 100일간의 캠페인 기간 동안 원내외 교직원을 비롯해 각계 저명인사, 교우, 환자, 일반인 등의 기부행렬이 이어졌고 목표 금액인 65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200억 원을 모아 모금 캠페인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대의료원은 단순한 모금 액수 증대가 아닌 국내에는 아직 미흡한 기부·나눔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박애, 자선을 뜻하는 ‘필란트로피(Philanthropy)’ 정신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매년 11월 11일을 필란트로피데이로 정하고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기부금 관리의 투명성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대의료원 기금사업본부는 정기적으로 기금운용백서를 발간해 사용처를 대내외에 공표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기부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기부금 추적 데이터베이스(Donation Tracking System)’을 구축해 기부자가 언제든 자신의 기부내역과 공헌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완성을 위해 역량을 쏟고 있다.



숭고한 기부와 나눔의 힘으로 지속된 역사

고려대의료원 김영훈 의무부총장을 비롯한 보직자들이 2028년 고대 의대 100주년 준비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에서 고려대의료원은 새로운 100년의 미래의학 선도를 위한 대대적인 모금 캠페인 추진을 다짐했다. 고려대의료원제공
고대의료원의 성장과 발전사는 거액 기부의 역사이기도 하다. 1938년 순천의 거부였던 김종익 선생은 65만 원을 조선여자의학강습소에 유산으로 남겼다. 1930년대 경성의 번듯한 기와집 한 채가 1000원이었음을 고려하면 당시 65만 원이 얼마나 큰 액수인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강습소는 우석 선생의 기부를 발판으로 전문학교로 승격되었으며 현재의 고대안암병원으로 계승되고 있는 부속병원이 이때 설립됐다.

의료원 산하 구로·안산병원 탄생 배경도 특별하다. 의료취약지구인 구로공단과 공업지역으로 막 개발되기 시작한 안산을 대상지로 선정해 독일 차관을 통해 병원을 세워 수많은 산재환자와 다문화주민들의 의료 터전으로 발돋움시킨 것이다.

2021년 동시 오픈으로 화제를 모은 청담 고영캠퍼스와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역시 기부의 산물이다. 청담 고영캠퍼스는 독지가가 기부한 부지 위에 지어졌으며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역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 동화그룹 승명호 회장 등의 희사를 통해 차세대 연구 중심 플랫폼으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었다.



모두가 함께 꾸는 새로운 100년

한 세기 전 남녀유별 관습으로 의사를 만나지 못했던 여성들을 치료할 여의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고려대의료원은 새로운 100년의 꿈으로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류를 위한 미래의학 구현을 설정했다. 특정 소수의 주도보다는 많은 이들이 동참하는 것이 꿈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만큼 이전에 볼수 없었던 전방위적인 모금 캠페인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지난 100년의 역사를 통해 위대한 미래는 모두 함께해야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최근 수년간 중증 난치성 질환 정복을 위한 고려대의료원의 꿈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신곤 고려대의료원 기금사업본부장(안암병원 내분비내과)은 “지금까지 의료원의 꿈을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그 꿈이 현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려대의료원을 세상에 없던 병원, 세계인이 가치를 배우러 오는 병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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