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에 개량백신 접종 완료하고 개인 위생 철저히 해야”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2023. 1. 1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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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앞두고 코로나 대비하려면
무증상 감염 많고 전염력 높아져… 70, 80세 어르신 감염 위험 증가
개량백신 접종 시 중증도 낮아져… 재감염 막기 위해 적극 접종 권고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안전하게 설 연휴를 보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가 다가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함께 코로나19의 유행 상황을 진단하고 그리운 가족을 안전하게 만나기 위한 생활 방역 수칙을 정리했다. 김 교수는 “설 연휴가 코로나19 확산과 안정을 가를 고비가 될 것”이라며 “나와 내 가족, 이웃을 위해 개량백신 접종을 권한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다.

“1월 첫째 주 하루평균 신규 확진자가 5만9000여 명으로 전주 대비 9.6% 감소됐다. 이렇게 줄게 된 이유는 초중고교의 방학이 컸다. 작년 12월 말 초중고교생 겨울방학을 하면서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뚜렷이 감소했다. 따라서 거리두기 없이 가족이 만나는 이번 설이 코로나19 유행의 큰 변곡점이 될 것 같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중국은 춘제 연휴(21∼27일) 동안 대도시에서 지방 소도시, 농촌으로 대규모 이동이 일어난다. 중국에서 유행을 주도하는 오미크론은 BA.5.2와 BF.7로서 아직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춘제를 지나면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어 중국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유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설 연휴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는데….

“거리두기가 없는 설 연휴 기간, 도시의 건강한 청년들이 농촌의 고령 어르신을 많이 찾아뵐 것이다. 코로나19 개량백신(2가 백신) 접종률은 12세 이상 13%, 60세 이상 32%에 불과하다. 오미크론은 무증상 감염이 많고, 감염 초기부터 바이러스 배출량이 매우 많아 전염력이 높다. 설 연휴 기간 증상이 없는 청년들이 70, 80대 어르신에게 코로나19를 옮길 위험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고향을 방문하기 전 본인과 고향 부모님 모두 개량백신 접종을 완료하기를 권한다. 백신 접종으로 감염 위험을 낮추고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개량백신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개량백신 접종률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 반복 접종에 따른 피로감, 일관성 없는 정부의 백신 접종 메시지 등 복합적인 이유로 낮은 것 같다. 최근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개량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중증(사망 포함)으로 진행할 위험이 20분의 1로 떨어졌다. 60세 이하 성인도 백신 접종으로 감염과 중증 진행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리는 ‘롱코비드’(long COVID)를 피할 수 있다. 또한 가족 중 고위험군이 있다면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건강한 성인도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의사인 나도 최근 개량백신을 접종했다.”

―첫 감염보다 재감염이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비율이나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재감염률은 19%로 매주 약 1%씩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BN.1, BQ.1 등 면역 회피 능력이 높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가 늘어났다. 과거 감염으로 얻은 자연면역으로 방어가 되지 않아 재감염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첫 감염자보다 재감염자의 치명률이 1.8배나 높았다. 재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개량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

―설 명절 때 백신 접종 이외에 챙겨야 할 것이 있다면.

“장시간 이동 중에는 손 씻기가 어려우니, 휴대용 손소독제(알코올 60% 이상 포함)를 준비하여 위생을 챙긴다. 갑자기 열이 날 수 있으니 해열진통제를 미리 준비하도록 한다. 해열진통제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으로 준비한다. 겨울철에는 호흡기 바이러스도 유행하는 만큼 구강청결제도 준비해 수시로 입과 목을 가글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는 코로나19,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 예방도 되고 미세먼지 흡입도 막아준다. 현재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가 52명(1월 둘째 주 기준)으로 독감 유행 기준(4.9명)보다 10배 이상 높다. 독감이나 폐렴에 걸려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따라서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계속 착용하기를 권한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같은 개인위생수칙은 계속 지키는 것이 좋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에는 BA.5 하위변이인 BQ.1, BQ.1.1이 우세종이었는데 올해 들어 BA.2 하위변이인 XBB.1.5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뉴욕 등 북동부에서 XBB.1.5는 70%를 넘어 우세종이 됐으며 신규 확진자와 중증 병원 입원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XBB.1.5는 ‘크라켄’이라 불리며 현재 가장 전염력이 빠르다. 면역 회피 능력이 커서 재감염될 우려도 크다. 다행히 치사율은 높지 않아 보인다. XBB.1.5는 국내에서 아직 0.2%에 불과하지만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설 연휴 이후 유행 추세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만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할수록 그 치사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너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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